정봉훈 해경청장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번복…국민께 사과”

박준철 기자
22일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 결과 번복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해양경찰청 제공

22일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 결과 번복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해양경찰청 제공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정 청장은 22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해경청사에서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과 유족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어 “해경의 수사 발표로 혼선을 일으키고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청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정 청장의 사과는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이날 해양경찰청을 항의 방문한 뒤 정 청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 정 청장이 받아들인 것이다.

정 청장은 지난 16일 인천해양경찰서가 1년 9개월 전 중간수사 발표 때와는 배치되는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사건 초기 해경은 국방부 입장과 해경 자체적으로 확인한 정보에 따라 월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북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며 필요한 소송법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국방부에 다녀온 경찰관들을 조사했으나 군사기밀보호법 등 법적 제약으로 인해 구체적 진술을 확보할 수 없었다”며 “지난해 6월 국방부에 수사상 필요한 특수정보(SI)를 요청했으나 국방부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사실상 월북 관련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또 “무엇보다 월북의 고의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는데, 이번 사건 정보는 증거 법칙상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이 수사심의위원회의 중론이었다”며 “최초 월북 혐의에 관한 증거확보가 불가능하고, 당사자가 사망한 사건의 소송 실익 등을 종합해 이번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이어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법적 잣대로 판단해주길 당부드리고 유가족께도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경 직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동요하지 말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기본 업무에 충실하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해양경찰청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해경이 해수부 공무원에 대해 인격 살인을 저질렀다”며 해경을 강하게 비판했다.

하태경 TF 위원장은 “월북이라는 2년 전 중간수사 결과에 문제가 많다”며 “이는 해경의 자발적인 수사에 의한 결론이 아니라 외부 개입이 있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안병길 의원은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며 “중간 수사결과는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하고, 추정하고, 짜맞춰 국민들이 해경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원식 의원은 “해수부 공무원의 월북 가능성이 높다하더라도 해경은 구조를 해야 하는게 임무”라며 “해경은 증거도 없는데 해수부 공무원을 월북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앞서 해경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8급)가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뒤 중간 수사에서 “국방부의 신뢰할 만한 자료와 북한에 피격된 A씨가 3억원이 넘는 도박 빚 등으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이 아닌, 현실 도피의 목적으로 자진 월북한 것 같다”고 발표했다.

또 A씨의 월북 증거로 A씨가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었고, 본인의 이름과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던 점, A씨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해경은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이 실종 당시 소연평도의 조석, 조류 등 표류예측 분석결과, A씨는 단순 표류가 아닌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래픽 등 증거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인천해양경찰서는 지난 16일 “A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중간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하지만 해경은 수사 결과를 번복하면서도 새로운 증거 등은 제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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