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내정자 지명 송옥렬은…윤 대통령 연수원 동기이자 기업 규제 완화론자읽음

이창준 기자

시민단체 “정부에 맞설 후보가 정부와 같은 기조”

4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3)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상법을 전공한 법조인 출신 법학자다. 과거 공정위의 재벌 규제 정책을 비판하는 행보를 보여 새 정부가 내건 기업 규제완화 정책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8년 서울대 법대에 수석 입학한 송 내정자는 재학 시절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동기생(23기)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연수원 시절을 함께 보냈다. 송 내정자는 연수 기간 중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 모두 합격한 소위 ‘고시 3관왕’ 출신이기도 하다.

송 내정자는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해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2003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임용됐다.

상법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송 내정자는 과거 공정위의 재벌기업 규제 정책을 비판하는 등 기업 규제완화론자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그가 공정위원장에 임명되면 공정위가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기업 규제완화에 본격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 내정자는 과거 공정위가 재계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을 두고 “경쟁제한 행위를 사후적으로 규제할 수 있음에도 모든 내부거래를 규제하는 과다 규제”라며 “공정위가 총수의 사익추구 억제라는 추상적인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균형을 잃지 않았나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송 내정자에게 공정위 개혁과 규제 혁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역시 송 내정자가 공정위원장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지적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송 내정자는) 경제 집중 억제나 사익 편취 규제 등 공정위원장으로서 갖춰야 할 공정거래법 관련 사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었던 데다 시장친화적이고 재벌 논리를 옹호하는 쪽에 가까웠다”며 “윤 정부의 슬로건이 ‘공정’인 것을 고려하면 맞는 인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미현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도 “공정위는 (규제완화 기조의) 다른 부처에 맞서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같은 기조를 보인다면 공정위 본령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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