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내달 한·미연합훈련, ‘국가 총력전’급으로 시행”

박은경 기자

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 설명서 “전구급 훈련 시행” 밝혀

기존 국방 당국 간 DSC와 연계 진행하던 TTX 도 더 강화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III)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고 주요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III)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고 주요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한·미가 내달 중순 열리는 연합연습을 국가 총력전 개념의 전구(戰區)급 훈련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을 가동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고, 북한의 핵 사용을 가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강화해 정책·군사적 차원에서 대비태세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2018년 이래 축소·취소된 연합연습과 고도화된 북한 핵·미사일 대응 관련 각종 제도를 정상화 내지 강화함으로써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후반기 연합연습을 정부연습(을지연습)과 통합·확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1970년부터 북한의 남침에 대응하는 정부 훈련으로 시작돼 이후 한·미연합연습으로 통합돼 시행해온 을지연습은 한·미동맹의 전통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계승해서 국가 총력전 개념의 전구급 연합연습으로 시행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연대급 이상 연합 실기동 훈련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한·미의 정책·전략적 수준의 공조와 함께 전술적 제대에서도 전술교리 공유 등 상호운용성을 증진함으로써 연합방위태세를 더 굳건히 하겠다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 장관이 가까운 시일 내 고위급 EDSCG를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9월쯤 EDSCG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EDSCG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0월 공식 출범했다. 다만 2018년 1월 2차 고위급 회의 이후 남북 대화 및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이 협의체 재가동을 내걸었고,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재가동에 합의했다. 이번 장관 회담을 계기로 양측이 재가동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섭 장관은 회담 후 “미국이 본토를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국을 지켜줄 것인지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EDSCG”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미는 기존 국방 당국 간 억제전략위원회(DSC)와 연계해 진행하던 TTX 역시 더 강화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TTX는 북한의 핵 위협, 핵 사용 임박, 핵 사용 등 단계를 가정해서 각 상황에 대한 한·미의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훈련이다. EDSCG가 정책적 차원이라면 TTX는 군사적 차원의 북핵 대응으로 여겨진다.

군 관계자는 “핵이라는 것은 국가의 존망이 달린 사안이므로 북한이 핵을 사용했을 때 한·미가 순차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연습해서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TTX”라며 “TTX 강화는 확장억제 실효성 제고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안보협력 역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 양측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 안보협력 중요성에 공감했다”며 “군사적 훈련에 관련된 부분은 여러 가지 사안별로 고려할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군은 이날 한국, 미국, 일본이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연합훈련을 한다고 공개했다. 한·미·일 해군은 미국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 주관으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인 ‘퍼시픽 드래곤’을 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탄도탄 표적 탐지 능력을 키우고 표적 정보를 공유하는 목적의 훈련으로, 호주와 캐나다까지 총 5개국이 참가한다. 훈련은 미군이 북한 탄도미사일로 가정할 수 있는 모의탄을 발사하면 이를 훈련 참가국들이 탐지·추적해 정보를 공유하고, 미군은 유도탄으로 실제 요격에도 나서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 한국은 수상함 8척과 항공기 2대 등이 참가하며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가 중인 세종대왕함(DDG·7600t급)도 나선다.

해군은 과거에도 2년 주기 림팩 훈련 때 미·일 등과 연합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2020년에는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를 고려해 훈련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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