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견제’ 시작된 민주당 전당대회···본경선 돌입하자 마자 ‘이재명·단일화’ 놓고 설전, 왜?

박홍두 기자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대표 후보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박용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대표 후보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대표 경선이 박용진·이재명·강훈식(기호순) 후보 간의 삼각견제 양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의원) 대세론을 흔들려는 견제론이 뜨거워지고,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꼽히는 비이재명 후보들 간의 단일화 논의도 시작부터 동상이몽 격으로 엇갈리면서다. 8월 첫 주말부터 시작되는 전국 순회 경선 일정을 앞두고, 치열한 각자도생의 3파전은 더 첨예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격해지는 어대명 견제론, 왜?···‘이재명 사법리스크’는 뇌관

지난 28일 예비경선을 통과한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세 후보의 초반 본경선 대결 구도는 어대명 견제가 먼저 부각되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 2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말한 것을 놓고 박·강 후보가 일제히 “노골적인 선민의식이자 정치 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 발언(박 후보)”, “우리가 폐기해야할 민주당의 선민의식(강 후보)”이라고 비판하면서 이재명 대 비이재명 후보 간 설전에 불이 붙었다.

이 후보가 지난 30일 “(제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해 좋은 것은 전달하지 않고, 나쁜 것을 전달할 때는 과장하고, 없는 것도 만들어서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다”고 반박하자, 박 후보는 31일 “빈자를 향한 혐오다. 참 부끄럽다”며 “승리했을 때의 민주당은 결코 남 탓하지 않았다”고 재차 날을 세우고 나섰다.

이 같은 본경선 초반 설전은 당내 어대명 견제론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마 전부터 이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 판세여서 일찌감치 다른 두 후보의 적극적인 공세가 예상되던 터였다. 박·강 두 후보의 경우 이 후보와의 경쟁을 통해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르는 등 체급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후보가 초반부터 이들의 도전에 맞대응하고 나선 것은 견제론에 무대응할 경우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 후보 사법리스크가 엄습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견제로 인해 대세론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후보는 최근까지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켜왔으나 이 사건으로 조사받던 참고인이 사망한 일이 부각되자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나.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에게 엮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직접 대응을 최대한 피해가던 것에서 달라진 모습이다.

다만 박·강 후보 측에선 이 후보 사법리스크를 직접 공격하는 방안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두 후보 모두 “오히려 이 후보에게 표가 더 몰릴 수 있다”면서 전당대회 전인 8월 중순쯤으로 예고된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31일 대구시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31일 대구시당에서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단일화, 하긴 하는데…”···손익계산 ‘동상이몽’

이번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비이재명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초반부터 미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어대명 대세론을 견제하기 위해 예비경선 때부터 모아졌던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 단일화 공감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 시점 등을 놓고선 두 후보 간 말이 엇갈리면서다.

박·강 두 후보는 30일 밤 단 둘이서 첫 회동을 하고 “최종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시기나 방식 등은 추가로 논의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회동 후 “전당대회 흥행과 이변, 대역전의 드라마를 함께 만들겠다”고 했고, 강 후보는 “민주당이 다시 국민께 진정으로 사랑받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를 놓고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박 후보의 경우 전국 순회 경선이 시작되고 난 뒤 단일화를 이루게 되면 사퇴한 후보의 표가 사표가 되는 점을 의식해 그 전에라도 최대한 빠르게 단일화에 합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강 후보는 박 후보와 달리 전당대회에 첫 출마한 만큼 인지도와 체급을 높일 기회라서 할 수 있는 한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단일화 방식에서도 의견은 갈린다. 박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적용한 ‘중앙위원회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적용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강 후보는 공동의 경쟁상대가 대선 후보였던 이 후보인 만큼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이 31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시민 토크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이 31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시민 토크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경선 첫 주말···이재명·박용진은 ‘대구행’, 강훈식은 ‘여론전’

예비경선 이후 본 경선에 돌입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세 후보는 각자 분주한 표심 얻기에 나섰다.

박용진·이재명 후보는 이날 각각 대구·경북 지역을 훑으며 청년·대학생 간담회, 당원·지지자들과 만나는 등 지역 표심에 호소했다.

박 후보는 대구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어대명의 유일한 대항마이며 도덕적·정치적으로 약점 잡히지 않고 떳떳한 민주당을 만들어나갈 후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박용진의 ‘혁신 노선’과 이재명의 ‘남 탓 노선’의 격렬한 투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구 당원·지지자와의 토크콘서트에서 “제가 (총선) 공천을 마음대로 할 거로 의심하는데, 언제 이재명이 그렇게 했나”라며 “성남시와 경기도를 경영할 때 능력이 같으면 우리 쪽 사람을 썼지만, 능력이 더 좋으면 상대 진영의 사람도 썼다”며 ‘통합 정치’를 강조했다.

강 후보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경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강 후보는 “저는 가장 신선하고 잠재력 있고 파괴력 있는 후보”라며 “지금은 미래연대와 비전 경쟁에 집중할 때다. 이번 전당대회를 ‘반명(반이재명)’ 대결이 아니라 새로움과 낡음, 현재와 미래의 대결이 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강훈식 후보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강훈식 후보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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