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감축법 핵심 내용, 윤 대통령과 펠로시 통화 직전 대통령실에 보고”

유설희 기자    김윤나영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달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달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미 한국대사관이 지난 8월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방한 중이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통화하기 직전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핵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8월4일은 IRA 법안이 공개된 지 8일 만으로 미 의회를 통과하기 전이었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 방한 당시에는 미 상원에서 IRA 법안이 막 논의되기 시작한 단계여서 미국 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지난 지난 8월4일 오전 IRA 주요 쟁점을 담은 보고서를 대통령실, 외교부, 산업부,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 3급 기밀로 지정된 보고서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한국을 방문 중이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8월3일 오후 9시26분쯤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고, 8월4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했다.

당시 여름 휴가 중이었던 윤 대통령은 8월3일 오후 연극을 관람하고, 연극배우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대통령실은 8월4일 오전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오후 2시30분부터 40분간 펠로시 의장과 통화를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통화 후 브리핑에서 “외교 이슈, 국방 이슈, 기술협력 이슈, 청년 이슈, 여성 이슈, 그리고 기후변화 등의 이슈에 대해서 꽤 구체적으로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보고서가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IRA 통과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대응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지난 7월27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돼 8월 7일과 12일 각각 상원과 하원을 통과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월 16일 서명하면서 법안이 발효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거나, 우리 측 우려를 전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식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또 “IRA에 대해 정부는 실무급, 고위급의 가용 가능한 모든 외교, 통상 채널을 가동하여 다각도로 조치하고 있다”며 “오늘 방한한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윤석열 대통령의 IRA 우려에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정부는 미 행정부와 IRA 문제만을 논의하는 별도 협의체를 활발히 가동하고 있다”며 “펠로시 의장과의 통화 상세 내용은 외교 관례상 확인해 드리기 어려우나, 방한 당시에는 미 상원에서 IRA 법안이 막 논의되기 시작한 단계여서 미국 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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