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문재인, ‘서해 공무원 피격’ 조사 거부…왜 과민반응인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를 거부한 데 대해 총력 비판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무례하다고 화낸 것을 보고, 정말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에 뭔가 문제가 많구나, 문제가 없다면 있는 그대로 말하면 될 텐데 왜 과민반응인가”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조사나 수사가 전부 무례하다면 전직 대통령은 특권계급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이전 대통령들도 감사원 질문에 다 응답하고 수사까지 받았다”며 “(문 전 대통령은) 왜 무례하다고 생각했는지, 조사를 왜 안받으려는 건지, 답을 안할 거라면 입장이라도 밝혀야 하는데 그런 점에 대해 정중히 입장을 여쭙고 싶다”고 말했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법에 따른 당연한 조사에 대해 뜬금없이 예의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라며 “오히려 유족에게 대단히 무례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시의 결정 과정이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감사원의 질문에 답변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를 ‘내로남불’로 규정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감사원은 독립된 헌법 기관이기 때문에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서 조사하며, 이 점을 여야는 존중해야 한다”며 “일종의 내로남불이 되면 되겠나. (문 전 대통령) 본인이 과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강제수사 요구를 한 적이 있는데, 본인도 언행일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 이것에 대해서 ‘정치보복이다’, ‘국민저항운동을 벌이겠다’고 말을 한다는 것은 국가가 해야할 의무를 방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전형적으로 민주당이 지금까지 본인들에게 유리했던 부분, 즉 과거 적폐를 (비판)할 때는 늘 긍정적으로 대답하고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은 항상 정치 보복이다라고 (말하)는 내로남불의 연장”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가기관의 질문 앞에 무례를 운운했다는 것은 민주사회의 대통령이 아닌 봉건시대 왕의 언어”라며 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SNS에서 “으레 범인이 목소리를 높이기 마련인데, 발끈하시는 걸 보니 두려우신가 보다”라며 “떳떳하다면 당당히 조사에 응하라”고 했다.

고 이대준씨는 해수부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2020년 9월 연평도 인근 서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됐다가 이후 숨진 채 발견됐다. 북한군이 이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주검을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하다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지만, 유족은 고인이 월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씨가 월북했다고 발표했던 해경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인 올 6월 이씨의 자진 월북 입증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인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에 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직접 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