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상 구속에 친명-비명 갈라치기···“개딸은 되지 말라”

문광호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20일 친명계(친이재명계), 비명계 갈라치기에 나섰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희생자 명단 공개, 촛불집회 등을 ‘이재명 구하기’를 위한 연막작전으로 규정하고 동의하지 않는 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식이다. 지난 19일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는 등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하자 사법 리스크가 구체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레드 라인’을 넘어섰다”며 지난 19일 촛불집회에 민주당 안민석, 강민정, 김용민, 황운하, 유정주, 양이원영 의원 등이 참가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정 위원장은 “안민석 의원이 ‘이재명 대표에게서 윤석열 정부의 부정비리 조사위원장을 제안받았다’, 유정주 의원이 검찰 수사를 ‘인간 사냥’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진상의 구속에 대해 ‘검찰의 조작’이라고 둘러댔다”며 “민주당은 대장동 비리, 대장동 검은 돈의 중심에 서 있는 이재명 대표를 구출하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또 “윤석열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단 말인가”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정신을 좀 차렸으면 한다.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死地)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했다.

일부 친윤 의원들도 전날 민주당 의원들의 촛불집회 참가가 시민들의 자발적 시위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 대표 구하기를 위한 정략적 운동의 일환이라고 의미를 격하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은 이날 SNS에서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연단에 올라 야권 인사에 대한 검찰수사를 언급하면서 ‘인간사냥’을 멈추라고 했다”며 “이태원 압사 사고와 검찰수사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 당파적 번제(燔祭)를 위해 불을 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도 “추모랍시고 모여서는 정권 퇴진과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이들의 위선과 가식, 선동질을 보면, 권력 편집증적 환각증세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민주당내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라치기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진상 실장까지 전날 구속된 것이 계기가 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민주당 전체 리스크로 번지자 내부에서 이 대표 의견과는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한 개인 의원의 첫 사과가 나왔다. 정진상 실장을 대표 격으로 엄호하는 당의 논평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 의원들, 최소한 개딸(이재명 대표 열성 지지자)은 되지 말라”며 “자신이 개딸임을 자인하는 의원이 아니라면, 즉시 이재명 대표 방탄을 멈추고 국민과 함께 걷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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