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두고 고심하는 용산···‘윤심’ 후보는 누구로?읽음

유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진석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통령실이 ‘당권 주자 교통정리’에 착수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다만 ‘친윤’을 내세우는 나머지 당권주자 후보군 중에 ‘윤심’을 몰아줄 만한 유력 후보가 보이지 않아 누구로 단일화할지를 두고 용산이 고심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서는 정치 경험이 없는 한동훈 장관의 당권 등판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당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룰을 세팅해 전대를 준비해야 하고, 심판이나 감독이 선수로 뛰는 게 어색하지 않으냐”며 “그런 차원에서 당권 도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9월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내가 비대위원장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잘 해내면 당원들이 전대에 출마하라는 요구가 있을지도”(연합뉴스)라면서 당권 도전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었다. 정 비대위원장이 지역을 돌며 비대위 현장회의를 연 것을 두고도 당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 비대위원장이 당권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대통령실이 당권주자 교통정리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여권에서는 친윤 후보 단일화 작업에 대한 용산의 고민이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심에 꼭 들어맞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김기현 의원의 경우 원내대표 시절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고, 이를 경험한 원내 의원들의 신망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인지도가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

안철수 의원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당권 주자 2~3위를 기록하는 등 인지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안 의원이 차기 대권 주자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윤심을 몰아줄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한 친윤계 의원은 “안 의원은 대권 주자”라며 “안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안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정 비대위원장의 당무감사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등 ‘당심’보다는 ‘민심’에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친윤 주자 중에 인지도가 가장 높은 나경원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할지, 다른 주자와 연대할지에 따라 차기 전당대회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나 전 의원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에서 그에게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외교부 기후환경대사를 맡긴 것은 당권 교통정리를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 전 의원에게 윤심을 실어줄 것이었다면 그런 직책들을 맡겼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지난 주말에도 부산에 방문해 당원을 만나는 등 당권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여권에서는 나 전 의원과 김 의원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오는 24일에 열리는 김 의원의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새미래) 연사로 초청한 것이 계기다. 김 의원은 최근 나 전 의원에게 꾸준히 접촉하면서 연대하자고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입장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나 전 의원이 자신을 지지할 경우 나 전 의원에 대한 표가 자신에게 몰리면서 낮은 지지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용산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게 윤심을 몰아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정치권에서 꾸준히 언급돼 왔지만 그가 용산구 지역구 의원인 만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으로 인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도 윤심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인지도가 한 자릿수에 그친다는 게 단점이다. 앞선 친윤계 의원은 “여러 사고를 쳐서 원내대표를 그만뒀는데, 당권을 맡는다는 건 맞지 않는다”며 윤심이 그에게 몰릴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처럼 윤심이 쏠릴 만한 유력 후보가 보이지 않으면서 여권에서는 한동훈 장관의 당권 출마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정치 경험이 없긴 하지만 어떤 후보보다 ‘윤심’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는 것이다. 원내지도부 소속인 한 초선 의원은 한 장관 당권 출마 가능성에 대해 “대권 주자라도 윤 대통령을 배신하지 않을 가족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 입장에서 고심할 만한 카드라고 본다”며 “용산에서 (한 장관을) 민다면 원내 의원들은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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