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하는 강대강 대치, 민생·경제로 활로 찾는 윤 대통령

심진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브리핑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브리핑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3일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한다. 지난달 27일 방송 생중계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때 논의한 경제활성화 추진전략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준비하는 회의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여파로 정부 책임론이 이어지고, 여야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민생과 경제를 앞세워 활로를 찾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수출전략회의 주재 계획을 알리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감소 우려에 민관 총력 대응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정상간 경제외교 등과 연계해 민간의 수출·수주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정상외교, 경제외교 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은 여야 강대강 대치 일변도로 꽉 막힌 현 정국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협치 통로가 사실상 폐쇄된 상황에서 경제·민생 강조 외에 선택할 수 있는 국면 전환 해법이 많지 않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야권은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윤 대통령 또한 물러설 의사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용민·안민석 등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날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것과 관련 “헌정질서를 흔드는 주장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정질서를 흔드는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 대통령실 기류는 일단은 재신임 쪽으로 흐르고 있다. 사태 수습을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물밑에서 추진돼 왔던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회동 논의도 잠정 중단상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만남의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정부·여당과 야권의 대치가 격화하면서 국회의 내년도 정부예산안 심사 또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은 대통령실 이전, 행안부 경찰국 설치 등 윤 정부의 핵심 예산안을 주요 삭감 대상으로 설정했다.

야권과의 협치 대신 경제·민생을 매개로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서겠다는 대통령실의 구상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의 전체 내용을 90분간 방송 생중계했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 안팎을 오가며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대통령 순방 후 지지율 상승 효과는 이번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강경 기조가 정국 경색을 심화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전용기에 MBC 기자 탑승을 불허하면서 ‘비속어’ 논란을 스스로 재소환했다. 순방 이후 실시한 지난 18일 출근길문답에서는 탑승 불허 조치에 대해 “(MBC가)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재차 강도높은 반응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당시 출근길문답 직후 MBC기자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사이 언쟁 등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Today`s HOT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황폐해진 칸 유니스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아름다운 불도그 선발대회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페트로 아웃 5연승한 넬리 코르다, 연못에 풍덩! 화려한 의상 입고 자전거 타는 마닐라 주민들 사해 근처 사막에 있는 탄도미사일 잔해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