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된 바이든…미국서 정치인의 나이 논쟁 재점화 될 듯

김재중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홀리 트리니티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다음 딸 애슐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홀리 트리니티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다음 딸 애슐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80세 생일을 맞았다. 취임 당시 이미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었던 그는 이제 미국 역사상 최초의 80대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팔순은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미국에서는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정 나이는 몇 살까지인지에 관한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친지들과 브런치를 함께 하며 80세 생일을 축하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손녀 나오미 바이든의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80세 생일을 맞아 딱히 메시지를 내거나 행사를 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역사상 최초로 80세 대통령이 나왔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다.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임기 종료 시점 기준 70대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로널드 레이건, 도널드 트럼프 등 3명이었다. 그들이 선거에 출마하고 대통령에 재직할 때도 나이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상대 진영에서 나왔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치매설을 대놓고 제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뿐 아니라 취임 이후에도 공식 행사 등에서 사람의 이름이나 단어를 잘못 부르거나, 맥락에 벗어나는 엉뚱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바람에 자주 구설에 올랐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잘못 불렀다. 러시아가 점령했다가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도시인 헤르손을 이라크 도시 팔루자로 부른 적도 있다.

백악관은 어릴 적 말더듬이였지만 지독한 훈련을 거쳐 극복한 바이든 대통령은 평소에도 말실수가 잦은 편이었다면서 이는 고령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대통령이 공식 회견이나 행사에서 맥락을 벗어난 엉뚱한 단어를 입에 올리는 걸 달갑게 볼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AP통신은 이달 초 중간선거 직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유권자의 58%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에 관한 논쟁은 그가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면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개표 결과가 나오자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재선 도전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그는 재선 도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없이 다시 출마하는 것이 나와 질 (바이든 여사)의 의도였다”라며 내년 초 재선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 성공할 경우 그는 82세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해 86세에 마치게 된다. 그는 지난 9월 방송 인터뷰에서 자산의 나이에 관한 우려에 대해 “나를 보라”면서 자신이 바쁜 일정표를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정치인들이 전반적으로 고령화됐다. 최근 민주당 하원 지도부 불출마 의사를 밝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82세다. 현재 상원의원 평균 나이는 64.3세다. 현역 상원의원 중최고령은 민주당의 다이앤 페인스타인과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로 87세다. 하원에서도 돈 영 의원이 87세로 최고령이다. CBS방송이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73%는 선출직 공직자의 나이 상한선을 두는 데 찬성했다. 40%는 70세가 적당하다고 했고, 26%는 60세로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80세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은 18%였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는 재선 도전의 걸림돌이지만 상대가 이미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면 그나마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76세로 2024년 대선 시점에는 78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 보다 네 살 적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게 된다면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 치매설을 들고 나오겠지만 그 역시 만만치 않은 고령이어서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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