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명단 없다” 큰소리 친 이상민···민주당 “행안부, 해명과 달리 명단 확보”

문광호 기자

이태원 참사 이틀 뒤 서울시로부터 받아

행안부 “실무진이 확보···장관은 몰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17일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상임위 통과에 대한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17일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상임위 통과에 대한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족들의 정보에 대해 “연락처는 물론이고 명단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안부가 해명과 달리 유족 명단을 갖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의한 사람들에 한해 유족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맞다”며 “연락처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다 가지고 있다. 이분들에게 이런 자리가 있는데 하시겠느냐라고 말해달라”고 요구하자 “저희가 지금 그 자료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에 민 의원은 재차 “행안부 장관은 참사 수습과 대책과 관련한 TF 단장이다. 그 TF 단장이 유족 연락처를 여러 번에 걸쳐서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해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그럼 TF에서는 유족들과 연락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기본적으로 위원들께서 국무위원이 하는 말을 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행안부에서는 (유족들) 연락처는 물론 명단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이 이날 입수한 ‘이태원 참사 사망자 및 유가족 명단 보유 및 활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참사 발생 이틀만인 지난달 31일 서울시로부터 유가족 이름과 연락처 등이 정리된 자료를 받았다. 행안부는 이 자료를 유족들의 지방세 감면에 활용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행안부가 유가족 명단을 확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장관의 설명과 달리 참사 직후 행안부가 희생자 명단과 유가족 연락처를 입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왜 국무위원을 못 믿냐’며 큰소리 쳤던 게 거짓이 아니라면 장관은 실태 파악조차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라도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유일한 사죄의 길”이라고 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행정안전부가 당초 해명과 달리 10·29 참사 유족의 명단을 가지고 있고, 정책 집행에 활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국회에서 왜 국무위원 말을 못 믿느냐며 큰소리치던 이상민 장관의 모습을 생각하면 참 아연실색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민 장관은 명단 보유 사실을 숨기려 했던 것인가”라며 “숨기려 했다면 그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고, 파악하지 못했다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무능의 극치”라고 했다.

행안부는 유가족 명단은 실무진이 자체 확보한 것이고 이 장관은 그런 사실을 미처 몰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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