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서거 7주기···여야, 고인 유지 ‘아전인수’ 해석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22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이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의 ‘대도무문’(大道無門·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 정신을 기렸다. 여야가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인 작년과 달리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거행됐다. 행사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주호영 원내대표,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김진표 의장은 추모사에서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갈등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뼈아프다”며 “대도무문, 김영삼식 큰 정치가 그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김 전 대통령 유지 계승을 강조했다. 정진석 위원장은 “대통령님은 잠깐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나약한 길은 결코 선택하지 않으셨다”며 “오늘 국민들이 시대적 가치라고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바탕이 되는 개혁을 처음 본격적으로 시도하셨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님의 유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어떠한 정치적 공세 속에서도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며 깨끗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해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죽자고 싸우는 정치에 대해 근본적 개혁을 고민할 때”라며 “김영삼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어떤 가르침을 주셨을까”라고 썼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공공임대주택 예산 관련 간담회 참석을 이유로 추모식에 불참했다. 1년 전 6주기 추모식 때는 대선 후보로서 이 대표, 윤석열 대통령 등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 대표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기 위해 과감하게 결단하고 싸우셨다”며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되새기겠다”고 밝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고인은 서해 페리호 침몰 사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국민께 직접 다가갔고 대통령의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며 “10·29 참사의 비극 앞에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윤석열 정부가 더욱 안타까워진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추모식 인사말을 통해 “정권에 불리한 기사를 썼다고 특정 언론사 기자를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는 옹색한 사태나,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해 당을 방패막이 삼고 자신과 관련된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목숨을 연거푸 끊어도 ‘나는 잘 모른다’는 구차한 변명이 판치고 있다”며 “김영삼 대통령께서 걸었던 대도무문의 큰 걸음걸이가 새삼스럽고 위대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는 “국민 모두가 하나가 돼도 될까말까한 시기에 사분오열된 이 나라 현실이 정말 가슴 아프다”며 “이런 때일수록 갈등과 대립의 현장에서 통합과 화합의 길을 열어가셨던 아버지의 정치적 리더십이 새삼 그립다”고 말했다.

김영삼 김현철 대도무문 아전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