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이미 골든타임 지난 시각이었다”…‘왜 현장 늦었나’ 질의에 답변

조문희 기자    탁지영 기자

늑장 대응 질타에 “그 사이 놀고 있었겠나”

23일 현장조사서도 책임회피 발언 논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크게보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 발생 당일 현장 도착이 늦은 것과 관련해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각이었다”고 27일 말했다. 골든타임은 사고 발생 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짓는 시간을 뜻한다. 늑장 대응을 향한 질타에 내놓은 답변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현장이나 상황실로 바로 움직였어야 하는데, 장관은 85분이 걸렸다’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현장 출발을 위해 운전기사를 기다렸다고 답했다. 윤 의원이 ‘현장에 직접 운전해서 갔느냐’고 묻자 “제 기사하고 갔다”고 했다. ‘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대체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기사 집이 어디었느냐’고 묻자 “일산으로 안다”고 했다. 윤 의원이 ‘일산에서 압구정까지 가는 시간, 장관은 시간을 허비한 것’이라고 말하자, 이 장관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택시라도 타고 가면서 지시를 내려야 했다”며 “그 시간 동안 참사 현장에서는 많은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었다”고 이 장관을 질타했다. 이 장관은 “그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각이었다”며 “제가 그 사이에 놀고 있었겠나. 한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시라. 누굴 기다리고 있던 게 아니라 나름대로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이 언급한 85분은 이 장관이 사고 발생 사실을 처음 보고받은 뒤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이 장관이 지난 10월30일 오전 0시45분쯤 참사 발생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참사 발생 시각으로 추정되는 시점은 그달 29일 10시15분이며, 이 장관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은 1시간5분 뒤인 그달 29일 오후 11시20분이다.

국정조사 중 이 장관의 부적절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3일 국정조사특위 현장조사에서도 “그날 이태원에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며 책임회피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린 건 주지의 사실 아니었나. 최소한 방역 인파 관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내놓은 답변이다.

이 장관은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중대본은 대규모 재난이 생겼을 때 관리와 복구를 총괄 관리하는 곳인데, 당시 현장에서 교통정리할 사람이 없었다”고 물었을 때는 “중대본은 그런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답변해 유가족들의 반발을 샀다. 현장조사 종료 뒤에는 국정조사특위 위원들과 악수로 인사하면서 유가족에게는 인사를 건네지 않아 유족들에게 “우리는 무시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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