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현 정부 독주, 견제 필요성”
차기 여당 대표 적합도 질문엔
유승민 전 의원이 전체 응답자 1위
지지층에서는 나경원·안철수 순
내년 4월 치러질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국민이 과반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차기 여당 대표로 나경원 전 의원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새해를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2.9%가 ‘현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응답(38.1%)보다 14.8%포인트 높은 수치다. ‘모름·무응답’은 9.0%였다.
연령별로 민심이 크게 갈렸다. 20대부터 50대까지는 야당 투표 의사가 강했고, 특히 20대부터 40대에선 야당 투표 의사를 밝힌 사람이 10명 중 6명 이상이었다. 60세 이상은 다수(57.9%)가 여당 후보를 뽑겠다고 밝혔다. 18~29세 여성은 여당 후보 투표(16.6%)와 야당 후보 투표(67.4%) 간 격차가 50.8%포인트로 가장 컸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자는 여당 후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무당층에서는 야당 후보 투표(56.4%)가 여당 후보 투표(24.9%)보다 많았다. 지역별로는 격전지로 예상되는 서울, 인천·경기, 대전·세종·충청에서 모두 야당 후보 투표가 50%대, 여당 후보 투표가 30%대로 조사됐다.
차기 국민의힘 대표 지지도는 전체 응답자와 국민의힘 지지층 간에 크게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는 유승민 전 의원이 1위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나경원 전 의원이 앞서나갔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헌·당규를 개정해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지 않고, 자당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선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자 간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전체 응답자 기준 순위는 유 전 의원(29.3%), 안철수 의원(9.6%), 나 전 의원(9.5%), 김기현 의원(4.6%), 주호영 원내대표(2.9%), 황교안 전 대표(2.7%), 권성동 의원(1.0%), 윤상현 의원(0.9%), 조경태 의원(0.7%) 순이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50.0%)에게 특히 지지도가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서는 나 전 의원(22.7%), 안 의원(14.8%), 김 의원(11.1%), 유 전 의원(10.6%), 주 원내대표(7.2%), 황 전 대표(4.5%), 권 의원(2.0%), 윤 의원(1.9%), 조 의원(0.9%) 순이었다. 유력 주자 가운데 나 전 의원·안 의원·김 의원의 지지도가 전체 조사 대비 뛰어오르고, 유 전 의원은 크게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전체 조사에서 29.8%였는데,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대상을 좁힐 경우 16.2%로 줄어들었다.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은 3개 이동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안심번호에서 무작위로 추출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라 성별·연령대·지역별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3%다. 조사 결과는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값으로, 항목별 합산치는 총계와 다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