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수진 의원 징계안 제출···유족에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 약속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은 26일 정부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진상조사 기구를 구성할 것을 더불어민주당에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은 진상조사 기구 수립을 위한 제도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박 원내대표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를 핑계로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자체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행정안전부를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재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자체 조사를 통해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온 것이 행안부의 고유 업무”라며 “정작 유가족이 대면하자고 할 때는 끝까지 외면하면서 진지한 대화 없던 이상민 장관이 분향소에 ‘도둑 조문’ 다녀가자 행안부가 특수본 부실 수사를 핑계 삼아서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 선언한 셈”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유가족과 전문가가 함께 하는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해 성역 없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이행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와 추모를 위한 입법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조사기구의 독립성 보장뿐 아니라 유가족 참여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은 참사 원인과 참사 수습 과정에서 행안부 등이 보여준 이해할 수 없는 조치에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며 유가족이 질문하고 전문가가 조사·분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사기구가 특수본·검찰 수사 기록 등 참사 관련 정보 접근 권한, 자료 요청권 등 행정 권한을 가져야 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공무원 징계나 특별검사(특검) 도입 등을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유가족협의회 요구를 대폭 수용해 진상조사기구 수립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 요구를 여당과 야3당에 정리해서 전달해주면 더욱 추진하기 쉽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유가족협의회 측 윤복남 변호사도 “(민주당은) 원하는 내용을 충분히 제시해주면 법안에 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참사 발생 100일을 기해 2월 초 국회에서 추모제를 여는 방안을 여야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주 중 탄핵소추안 발의 등 이 장관 문책 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오 원내대변인은 “유가족들은 ‘이상민이라는 사람이 재난안전에 대해 전문성도, 책임감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이미 입증된 것 아니냐. 이번 참사 책임을 지는 것과 별개로 앞으로 또다른 재난이 발생했을 때 참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으니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다”라며 “빠르면 다음주 중에 민주당이 고민해온 방법들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징계안을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 장혜영·류호정·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징계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조 의원이 국정조사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 등 관련 없는 발언으로 회의를 파행시켜 유가족에게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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