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지 말라” 친명계 “많이 갈 듯”···민주당, 방탄 프레임 못 벗어나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8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동행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의원 40여 명이 동행한 1차 출석에 이어 다시 방탄 이미지를 재현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연히 우리 지지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참석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포토라인은 제가 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많이 가실 것 같다”고 전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는 오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안쓰러워서 삼삼오오 몇 분은 가실 것 같다”고 전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출석에 같이) 가고 싶다는 사람들 꽤 많다. 당 지도부도 가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저만 해도 마찬가지이지만 대표가 (변호인만 대동하겠다고) 간곡히 요청한 상황이라 (이 대표의) 뜻을 존중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사과정을 지켜보다가 대표가 나오는 시점 정도에 가서 우리가 따뜻하게 마중하고 위로해드리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많이 나와야 합니다.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짐도 함께 지는 것”이라면서 지지자들의 서울중앙지검 집결을 독려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3부(부장검사 강백신)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피의자 신분 출석을 요구하자, 지난 18일 출석 의사를 밝히며 “(민주당 의원들은) 당무에 충실하시고 국정에 충실하시기 바란다. 제가 변호사 한 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명계 지도부를 중심으로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고 이 대표 출석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지도부가 이 대표 출석에 동행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이 대표가 내년 22대 총선의 공천권을 쥘 가능성이 높은데 지도부 일부가 현장 방문을 공언하면서 공천 여부가 불안한 의원들이 동행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때도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출석 여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번에는 의원들이 이 대표와 함께 포토라인에 서지는 않을 것이라 ‘방탄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으리라 주장한다. 하지만 현장에 많은 지지자들과 의원들이 섞여 있는 장면만으로도 민주당의 방탄 이미지가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은 지난 26일 SNS에 “이번에도 국회의원들이 동행한다면 민주당이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은 강화될 것이다. 여당에게 공격의 빌미만 더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동행하지 않은 자와 동행한 자로 나뉘어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이 따라붙을 것이 우려스럽다”고 글을 올렸다.

민주당 이재명 검찰 대장동 박홍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