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윤심’ 논란…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어디로읽음

정용인 기자

나경원 불출마 막전막후…어디서부터 스텝 꼬였나

나경원 국민의힘 전의원이 1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선거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전의원이 1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선거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주간경향] “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끝내 무릎을 꿇었다. 1월 5일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 언급에서 25일 불출마 선언까지. 윤심(尹心)을 내세우는 쪽 입장에서 바라본 ‘반란’은 20일 만에 진압됐다. 1월 25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나경원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의지를 꺾었다.

뒤끝은 남았다. “인중유화(忍中有和)”,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는 그의 불출마 선언문에 등장하는 말들의 의미를 두고 설왕설래를 남겼다. 이어진 기자들과 문답을 포함해 그는 여러 차례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같은 심정’을 거론했다. 차마 아이, 그러니까 국민의힘이라는 당을 분열로 이끌 수 없어 자신이 내려놓는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그 아기가 내 아이라고 주장한 ‘가짜 엄마’는 누구일까.

심지어 나 전 의원이 이날 재킷 안에 받쳐 입은 옷 색깔(청록계열 민트)까지 주목을 받았다. 과거 바른미래당의 상징색(유튜브 매체 스픽스 채널 ‘김종대의 이슈탱크’에 출연한 오현주 이후정경연구소 소장)이다.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역할을 할 공간이 없다”고 했지만 바른미래당 출신으로 남겨진 유력주자, 안철수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스텝 꼬였다? 동상이몽? 불출마 배경은

“중간에 스텝이 좀 꼬였다.” 불출마 선언 직후 나 전 의원의 ‘입’ 역할을 했던 박종희 전 의원의 백브리핑에서 나온 말이다. 박 전 의원에 따르면 갈등의 기원은 지난해 10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후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맡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저출산위 위원장은 대통령이다. 위원은 8명의 관계부처 장관과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나 전 의원은 민간인 신분으로 부위원장을 맡았다. 저출산위 부위원장이 장관급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난해 10월 14일 부위원장직을 맡았지만, 사표를 쓸 때까지 저출산위는 대통령을 모시고 하는 회의를 한 번도 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는 장관급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조금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또 민간위원의 신분이니 겸임도 가능해 당원 행사도 가고 당협위원장(서울 동작구) 지위도 유지한 거다.”

박 전 의원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상황이 달라진 것은 당대표 경선에 당원 100% 룰이 도입되면서부터다. 오전에는 (저출산위에) 가서 일하고 오후에는 당원 교육 등을 다니면서 인기 있는 강사다 보니 지지율이 30~35% 나오더라는 것이다. “당연히 본인으로서는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스텝이 꼬였다’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저출산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을 이야기했는데(1월 5일), 그다음 날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정색을 하고 “정부 정책을 조율 없이 발표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때 사직서를 냈으면 설왕설래 논란이 없었을 텐데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장고에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니 일이 이상하게 꼬였다는 얘기다. 저출산위 말고도 임명직인 기후환경대사까지 중요 보직을 둘이나 맡겼는데 당대표 여론이 좋으니 나 전 의원이 ‘선을 넘었다’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대기 비서실장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대기 비서실장 /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나경원 전 의원의 ‘처신’을 둘러싼 대통령실과의 기싸움이 한창이던 설 연휴 직전, 대통령실 관계자를 만났다.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격노’ 분위기를 보이는 대통령실 분위기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였다. 이 인사는 나 전 의원의 출마를 확신하고 있었다. 설 연휴 직후인 1월 25일이나 26일쯤 출마 선언을 예정에 두고 있고, 나 전 의원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출마선언문을 윤독하며 문구를 다듬고 있다고 했다. 이 인사가 파악한 ‘정보’에 근거한 예측이었다(실제 출마 전날까지 나 전 의원은 출마할 경우와 불출마할 경우를 대비해 각각의 입장문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동상이몽’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저출산위 부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상근도 아니고 비상근도 아니다. 그 자리를 줄 때 당대표에 나오라는 이야기도,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도 없었다. 나경원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맡은 자리가 비상근인데 만약 기회가 되면 그런 정도는 그냥 넘어가는 것 아닌가.”

만약 그 자리(저출산위 부위원장)를 줄 때 명시적으로 대신 당직은 맡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면 나 전 의원도 처음부터 받지 않았을 텐데 자리의 의미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했다고 보고 있었다. 이 인사는 사의 표명에 해임으로 맞서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상당히 오버했다고 평했다.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나 전 의원이 그건 대통령의 본심이 아닐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에 대해 ‘그게 대통령의 속내’라고 비서실장이 찍어 이야기하다니(…) 너무 뭉개버린 것이다.”

대통령의 진의(眞意)가 뭐든 당무와 관련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야 만약 대통령의 뜻대로 진행이 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판을 정리할 수 있는데 나 전 의원이 ‘4선 원내대표 출신의 정치인’이라는 점을 간과한 데다 패가 다 읽혀 쓸 수 없게 돼버렸다는 이야기다.

기자는 대통령실 내의 이 ‘이해할 수 없는 기류’와 관련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김건희 여사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사실인지 물었다. 그의 대답이 흥미로웠다.

“김대기(비서실장)가 저렇게까지 성명을 내는 것은 그 뒤에 V1, V2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누굴까. V1이라면 저렇게까지 했겠냐(는 뒷말이 나온다).” 맥락상 ‘V1’은 윤석열 대통령, ‘V2’는 김건희 여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대통령실 내에서도 나 전 의원의 무릎을 꿇린 데는 김건희 여사의 의지가 상당히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는 전언이다. 당대표 선거 논란과 관련한 이 인사의 해석이다. “V2가 장제원을 좋아한다. V1이 장제원을 야단치고 V2는 장제원을 칭찬하는 식이다. 그러니 그 힘을 믿고 지금 저렇게 사달이 난 것이다.”

결국 이 사태를 만들어낸 것은 ‘V2와 이어져 있는’ 윤핵관이라는 설명이다. 정말 그런 걸까.

김건희의 작품인가, 윤석열의 분노인가

당 측 인사를 접촉해봤다. 이 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대통령실에 있는 사람이라고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속내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건 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이 인사는 지금 벌어진 사태는 ‘스타일의 충돌’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을 보는 감이 남다른 사람이다. 기존 정치가의 언행이 자기 이해관계를 의식해 한 것이었다면 윤 대통령은 다르다. 그다음에 (나 전 의원이 자신의 해임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쓴) 본의가 아니라는 뜻이 뭔가. 대통령이 볼 때 받아들이기 매우 힘든 이야기다. 당신이 간신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이야기밖에 더 되는가. 윤 대통령은 담백한 스타일이다. 나 전 의원은 거기에 너무 어긋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완전히 ‘뻑수’를 뒀다. 사임에 해임으로 맞선 거나 김대기 실장이 나서서 못을 박은 것은 김건희 여사가 어쩌고 이야기할 것도 없이 윤 대통령의 감출 수 없는 분노를 드러낸 것이다.”

-나 전 의원의 행보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도 노골적으로 감정을 실어 공격하는 게 맞나.

“윤 대통령이 담백한 건, 그런 걸 안 좋다고 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보면 정의감이 넘치는 것이다. 물론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정도 많이 있다. 나경원이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 대통령이 볼 때는 너무 이기적이다. 그 양반은 그런 거 되게 싫어한다. 헝가리 저출산 제도 발언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나경원의 이후 행보를 보면 오해하기 딱 좋다. 처음부터 꼬여버린 데다 출마 명분도 마땅치 않으니 의도적으로 대통령과 각을 세우라고 누가 조언을 했을지는 몰라도, 아무튼 실수든 전략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심지어 나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작정하고 쓰지 않았나.”

-당대표 경선은 당무인데 ‘윤심’을 이렇게 밝히는 게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아닌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이 많이 당선되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탄핵 직전까지 가는 등 고생을 했는데.

“우리 선거법 해석은 당내 선거는 아무 상관 없다고 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공직선거여서 문제가 됐다. 우리가 볼 때는 윤심이 중요하지만, 대통령실에서는 공직자로서 나경원의 처신만 문제 삼았다. 나경원 쪽에 여러 경로로 여러 차례 경고를 한 것으로 안다. 한덕수 총리를 통해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나경원은 정치인이다 보니 내가 어떻게 한덕수 밑이냐, 뭐 이렇게 생각한 거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당 문제에 대해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낸 경우가 있었나.

“거꾸로 이야기하면 나경원 같은 사람이 있었나. 중립적으로 보면 나경원과 같은 행태도 이런 사례가 없었다. 그거(저출산위) 맡았으면 당대표는 출마 안 하려 하나 보다라고 대통령실에선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나경원의 처신 문제다.”

이 인사는 안철수가 당권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원래대로 하면 대권주자들이 임기 초에 당대표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명분도 뭔지 모르겠다. 명분도 불분명하고 그렇다고 각을 세우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동력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준석이 당대표가 됐던 지난 전당대회 때와는 달리 당원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원래 우리 당은 장제원류에 대한 견제심리가 되게 강했던 당인데 이제는 그런 것은 부차적인 변수가 됐다. 유승민같이 대통령을 흔들고 그런 것은 용납되지 않은 분위기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결국 결선투표 없이 윤심이 실린 김기현 후보가 당대표가 될 거라고 이 인사는 전망했다.

윤심 업은 김기현, ‘당대표’ 될 수 있을까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의원이 1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수원 |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의원이 1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수원 | 성동훈 기자

나경원 불출마 선언 후 기자가 접촉한 대부분의 선거 컨설턴트·정치평론가의 생각은 달랐다.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은 좋든 싫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여론은 악화되고 있는데 울산 출신 당대표가 결국 선거의 핵심승부처가 될 수도권 공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선거를 잘 치러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신철우 시사평론가의 말이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을 보면 아무리 윤심(尹心)이 실려 있는 후보라지만 김기현 후보의 체급에 비해 실질적인 양강구도를 이룰 안철수 후보는 어찌 됐든 대권주자라는 점에서 네임밸류에서 너무 차이가 난다”라면서 “차라리 안철수가 당대표가 돼 총선을 치르면 집권동력이 떨어진다기보다 당내 견제와 균형에 더 바람직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총선은 안철수 카드가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사를 보면 전당대회에서 대선주자와 붙는 경우 대체적으로 대선주자가 이겨왔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일단 명분이 있다. 공동정부라는 그 자체로 중도확장성도 있다. 당원들도 그것을 보고 당대표를 선택할 것이다. 반면 김기현은 명분에서도 밀리고 대선주자도 아니고 수도권 중도확장을 이뤄낼 수 있는 입지가 안 된다. 여기에 결국 김기현이 윤심 마케팅을 해온 까닭에 나머지 후보들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반(反)김기현 또는 비(非)김기현으로 몰려 있다. 김기현은 이들에 의해 거꾸로 포위되는 형국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윤심을 업은 김기현이 당대표가 된다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그렇게 된다면 당대표 선거에서 총선과의 상관관계는 거의 생각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다시 말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기동전을 특징으로 하는 몽골기마병식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공성전을 했던 유럽에 비해 몽골기마병식 전략의 특징은 전선이 붙으면 상대 진영의 지도부로만 몰려간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통해 유명해진 말처럼 ‘한 놈만 패는 전략’이다. 윤석열은 지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건재하면 총선을 못 이긴다고 보고 이재명만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그런 전략을 펴니 훨씬 덩치가 큰 민주당이 혼비백산해서 갈라지고 있다. 거기에다 중선거구제 제안까지 던져 정치적으로 흔들고 깨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거다. 윤 대통령 시각에서는 총선에서 그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더 뭐가 있겠는가. 과연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를 두고 윤석열식 계산으로 할 때 승리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존 정치인들은 여의도식 문법으로 정치판을 해석하고 수를 읽다 보니 결국 자기들 논리에 빠진다. 기존 문법을 따르지 않는 윤 대통령은 전혀 다른 전략으로 다르게 접근 중이라는 사실을 민주당도, 이번에 낙마한 나경원도, 또 기존 정치권들이 아직 잘 모르는 듯하다.”

“나경원은 흐름을 놓친 것 같다. 기사도 그렇지만 정치도 시의성이 중요하다. 타이밍이 생명이다. 나경원은 타이밍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의 말이다. 그는 ‘윤심을 업은 김기현’ 당대표로는 내년 총선의 핵심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4선 중진의원이라고 하지만 울산은 국민의힘 후보에게는 공천받아 깃발만 꽂으면 되는 동네다. 수도권은 전혀 다른 전쟁터다. 천양지차다.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고 치자. 수도권 지역구에서 민주당 쪽과 1등을 다투는 국민의힘 출마자가 당대표를 부를까. 수도권을 알고 스펙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부르지. 그런 지역구가 총선의 승패를 가르는 지역이 될 거다. 문제는 김기현이 그런 역할을 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혹 당대표가 되더라도 내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조차 윤 대통령의 구상일 수 있다. 수도권에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을 꽂아 넣고 시키는 대로 하기 위한. ‘명단 줄 테니 그림 만들어와’ 이런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결국 대통령 또는 ‘여사 라인’에서 자기 사람을 꽂아 넣기 위해 ‘실권 없는 당대표’를 세우려는 거 아니냐는 의심이다. 만약 현재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현재 여론조사 흐름대로 1위가 되면 이 계획은 흐트러진다.

1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1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는 이준석·나경원처럼 배제될까

제3의 가능성은 없을까. 예컨대 3월 8일 또는 12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관련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은? 앞서 당 인사는 “유승민의 출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 윤심이니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소환하는 것이 2016년의 ‘진박감별사’ 논란이다. 그때 그 논란이 나온 직접적인 계기가 유승민이었다. 돌이켜놓고 보면 개인이 아니었다.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 유승민을 떨어뜨리려고 진박감별사 소동이 벌어졌다. 유승민은 정말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생각하는 것이 민주당하고 같으면 민주당으로 가야지. 공약은 문재인과 똑같은 사람인데. 나경원도 스스로 보수라고 하지만 전형적인 보수는 아니다. 안 좋은 보수다. 자기 것만 챙기고 자기 이해 중심적이다. 말로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하는데 가만 들어보면 누구한테도 감동을 주지 않는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경원의 지지율이 왜 급락했을까. 나는 유승민·이준석 효과가 당원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안철수도 위험하게 본다. 스탠스가 여차하면 나경원 쪽으로 흐를 것 같다. (유승민의 거취는 어떨 거로 보나) 100% 탈당한다고 본다. 유승민 주도로 만들어질 ‘제3세력’이 살려면 국민의힘이 죽어야 한다. 안 죽으니 죽으라고 고사를 지내는 것이다. 유승민이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나올 정도로 간이 클까. 당원들의 적대감을 감당할 수 있을까.”

유 전 의원의 이후 행보도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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