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컷오프 딜레마’···‘윤심’ 따르자니, ‘결선투표제’ 도입 무색

조문희 기자    문광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 지난 15일 서울시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서울 양천갑 당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크게보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 지난 15일 서울시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서울 양천갑 당원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당대표 선거에서 ‘컷오프 딜레마’에 빠졌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후보의 당선은 본선 후보가 적을수록 유리하지만, 후보 숫자가 너무 적으면 결선투표제를 새로 도입한 의미가 사라진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오는 31일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3·8 전당대회 컷오프 규모를 논의한다. 컷오프는 당내 선거에서 예비경선을 뜻한다. 본선에 올라갈 후보를 추리는 절차다. 군소후보의 난립을 막아 효율적 선거 진행에 도움을 주는 제도로 알려져 있다. 과거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당대표 선거 컷오프 규모는 통상 5명이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컷오프(예비경선), 본선 1차투표 순서로 실시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을 경우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최종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컷오프 딜레마는 예상보다 출마 후보가 적은 데서 비롯한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의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 황교안 전 대표 등 6명이다. 당초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권성동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를 접었고 당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오가던 나경원 전 의원도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6명이 나온다면 1명을 자르고 평소처럼 5명을 남기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이번 컷오프 규모는 3명이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윤심 후보인 김 의원이 본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부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과 강경 성향의 당 지지자가 황 전 대표와 강 변호사를 지지하는데 두 사람을 컷오프에서 탈락시켜 김 의원으로 표가 몰리게 한다는 것이다. 황 전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3~5%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극우 성향 후보의 존재를 컷오프 시행 유인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강 변호사와 황 전 대표는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주장해 온 인물로, 당내 인사들은 이들이 본선에 오를 경우 당대표 선거가 부정선거 이슈에 함몰될 것을 우려한다.

반면 3명 컷오프가 결선투표 도입 취지를 무력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결선투표는 1위 후보가 과반 득표를 못한 경우 1·2위 후보자만 남겨 다시 선거를 치르는 제도인데 애초에 3명만 본선을 치른다면 굳이 결선투표를 할 이유가 적다는 주장이다.

윤심 후보 당선을 위해 무리수를 거듭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당 안팎에서는 지난해 12월 당원투표 비중 100% 반영과 결선투표 시행을 골자로 한 전당대회 규칙 개정부터 최근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이어진 대통령실 및 친윤석열 의원들의 전방위적 공세를 놓고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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