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성폭력·성소수자 차별 문제 해결해야”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국 권고

김송이 기자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소재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 절차가 열리고 있다. 사진 크게보기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소재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 절차가 열리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이 군내 성폭력과 성소수자 차별 문제를 해결할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군인권센터는 30일 논평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국들이 한국 군의 인권 문제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정부는 10년 넘게 반복되는 군인의 기본적 자유 보장 요구 목소리에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4기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UPR)를 진행했다. UPR은 193개 유엔 회원국이 4년 반마다 자국의 인권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를 동료 회원국과 공유해 심의받는 제도이다.

회원국들은 한국 정부에 군대 내 성폭력에 대한 대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란은 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복 방지와 피해자 권리 보장 등을 권고했고, 이스라엘은 군 성폭력 예방·보호 체계를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영국은 사전질의에서 한국 정부에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하고 평등한 직장을 보장하는 한편, 군에 더 많은 여성을 모집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도입하고 있는가”를 물었다.

고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선임 부사관이 대법원에서 징역 7년 형을 확정 받은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 중사의 유족인 아버지 이주완 씨가 발언하고 있다./문재원 기자

고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선임 부사관이 대법원에서 징역 7년 형을 확정 받은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 중사의 유족인 아버지 이주완 씨가 발언하고 있다./문재원 기자

회원국들은 또 동성 군인 간 합의된 성관계에 대한 처벌을 멈출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콜롬비아, 독일,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등 7개 국가는 군형법 제92조의6을 명시적으로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등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미국 등 회원국은 2012년 열린 제2기 UPR에서부터 해당 조항의 폐지를 검토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국제 수준에 맞춰 개선할 것도 권고했다.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 복무자와 비교해 과도하게 길고, 복무 시설이 한정적이라 ‘징벌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회원국의 발언을 듣고 난 뒤 “현시점에서 군형법 제92조의6 규정의 폐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여성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군 복무 할 수 있도록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직속 전담조직을 설치해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2021년 공군에서 성폭력 피해 및 2차 피해로 사망한 고 이예람 중사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군 성폭력의 처참한 실태와 군의 부실한 피해자 보호 체계에 대해서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며 “2월 1일 예정된 UPR 실무회의에서 이번 권고를 전부 수용하는 입장이 채택돼야 한다”고 했다.

UPR 심의결과는 다음달 1일 ‘실무그룹 보고서’에 반영된다. 각국의 권고사항과 한국 정부의 입장을 담은 ‘최종보고서’는 오는 6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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