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댓글 국적 표기 법안 발의···“중국 댓글 제보 바탕”

문광호 기자

실제로 중국에서 단 댓글은 0.2%에 불과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진 크게보기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인터넷상 댓글 작성자의 국적을 표기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김 의원 측은 중국 댓글과 관련된 제보를 바탕으로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에서 작성된 댓글 수는 0.2% 수준에 불과하다. 김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같은 법안을 제출한 것은 근거가 부족한 혐오 정서에 기대어 일부 강경 보수층의 표를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댓글을 작성할 때 작성자의 접속 장소를 기준으로 국적을 표시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다른 국가로 우회 접속했는지 여부도 표기하고, 이와 관련된 자료를 보관하고 주무관청에 제출하는 의무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최근 접속 서버를 해외에 근거하도록 한 후 대한민국 내 특정 이슈에 대한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조작하기 위해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하는 집단 내지 개인들이 생겨나면서, 온라인 여론이 특정 국가 출신 개인 내지 단체 등에 의해 특정 방향으로 부당하게 유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중국 댓글 관련 제보를 많이 받았다. 작년에 중국에서 미국의 선거에 개입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기사를 제보받기도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명확하게 국적 표기를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네이버 뉴스 댓글통계 국가별 분포. 네이버 데이터랩 갈무리

지난 29일 네이버 뉴스 댓글통계 국가별 분포. 네이버 데이터랩 갈무리

네이버 데이터랩 댓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작성된 총 29만3551개의 댓글 중 해외에서 단 댓글은 2.0%(5788개), 중국에서 단 댓글은 0.2%(576개)에 불과했다. 김 의원의 주장대로면 중국에 서버를 둔 댓글 작성자들이 20대 여성이 같은 날 작성한 댓글(1635개)보다 적은 수의 댓글을 달고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1월29일부터 지난 29일까지 1년 동안 중국에서 단 댓글 수가 총 댓글 수의 0.4%를 넘긴 날은 하루도 없었다.

김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의힘 당권 경쟁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일부 보수 당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공약을 변주해 발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자 중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라며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야당은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최근 4년 간 약 1조5595억원 흑자를 냈다며 윤 대통령이 표를 얻기 위해 근거없이 외국인 혐오 정서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이 지난 23일 발표한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공약은 윤 대통령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마찬가지로 ‘여성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영섭 이주노동자평등연대 활동가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반중·혐오 정서에 기대 표를 얻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게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렇게 중국 때리기만 하면 민생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이주민들의 권리와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닌데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측은 “(법안이) 중국을 타겟팅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댓글에서 나오는 얘기들”이라며 “그렇게 생각하고 법안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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