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간 이재명 “나는 짓밟아도 민생은 짓밟지 말라”읽음

탁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사진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재명을 아무리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말라”며 “국민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란색 목도리를 두른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 앞에서 열린 민주당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규탄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규탄대회에는 당 지도부뿐 아니라 소속 의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전체가 국회 밖으로 나가 정치 집회를 여는 것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운동’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출범 9개월이 지난 지금, 전진은커녕 짧은 시간에 상상도 못할 퇴행과 퇴보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평화, 민주주의, 민생, 경제가 모두 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신 사무관 대신에 검사들이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군인의 총·칼 대신에 검사들의 영장이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라며 “재정이 부족하다면서 부자들 세금을 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깎아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치가 살아 있었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이 아닌 희망을 꿈꿀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패장인데, 전쟁에 졌는데 삼족을 멸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하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위로 삼겠다”며 “국민의 피눈물에, 그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는 어려움이 무슨 대수겠나”라고 소리 높였다.

이 대표는 “어떤 핍박에도 의연하게 맞서고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대열의 맨 앞을 굳건하게 지키고, 힘내라는 여러분에게 제가 힘이 되어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을 아무리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말라. 이재명을 부숴도 민주주의를 훼손하지는 말라. 나라의 미래는 망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도, 나라도, 정권도 불행해지는 길. 몰락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을 선택하지 말라”며 “국민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세상을 집어삼킬 것 같은 저 거대한 강물도 빗방울 하나로부터 시작됐다”며 “국민이 맡긴 역사적 소명을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이 4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이 4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민주당 지도부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문책 방침을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를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입법과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반대하더라도 반드시 김건희 특검 관철을 통해서 성역 없이 수사하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서 이 장관을 응징하겠다”고 했다.

당내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인권 탄압이고 수사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검찰은 권력을 독점해 오로지 야당 탄압, 전 정부 탄압, 이재명 대표 탄압, 정적 제거에 혈안돼 있다”며 “대장동의 실체적 진실을 외면하고 오직 자신들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 진술을 번복하는 남욱과 유동규의 진술에 의존하는 검찰 수사는 조작 수사”라고 말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경찰 추산 2만명(주최측 추산 30만명)이 모였다. 전국 지역위원회별로 당원들이 집결해 남대문~시청역 방면 8차선 중 4차로를 가득 메웠다. 참석자들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풍선과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못살겠다’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한다’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맞불 집회도 열렸다. 규탄대회 맞은편 도로에서 보수단체는 이 대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규탄대회 내내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을 외치고 음악을 크게 틀었다. ‘조국, 조민을 당장 구속 수사하라’ ‘이재명 대장동 구속, 김혜경 카드값 특검’ 손피켓을 들기도 했다. 규탄대회 참석자들은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단체 함성을 지르고 “윤석열 정권 난방비 폭탄 못살겠다”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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