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윤핵관’ 공격 안철수 향해 “국정 운영 방해꾼이자 적”

유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 참석, 격려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경상북도 구미시 SK 실트론에서 열린 반도체 웨이퍼 증설 투자협약식에 참석, 격려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향해 “실체도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안 의원을 비판하면서 또다시 당무개입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안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이같은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안 의원이 지난 3일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윤핵관을 겨냥해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이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이 윤핵관 표현을 쓰는 것은) 대통령이 참모들이 간신인지 아닌지도 분별을 못하는 분이라고 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통화에서 “윤핵관이라는 표현 자체가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현실을 제대로 말씀드리지 않는 그런 참모들한테 둘러싸여서 눈과 귀가 막힌 굉장히 무능한 지도자라는 특정적인 의도를 담고 있는 표현이고, 실제 그 맥락에서 계속 이용이 되고 있다”며 “대통령은 (안 의원의 윤핵관 언급을) 국정 운영 그리고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을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이 최근 ‘윤안연대’(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연대)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안연대’라는 표현은 고의적으로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이라며 “국가원수인 대통령과 자신을 동격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통령의 리더십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이자 국정책임자인데 당의 전당대회에서 특정후보와 연대한다는 표현 자체가 도를 넘은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랑구갑 당협 행사에서 “유난히 잘 맞는 연대, 윤안연대, 윤 대통령과 안철수의 연대”라고 발언하는 등 ‘윤안연대’를 언급해왔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안윤연대(윤안연대)는 정말 잘못된 표현이다. 대통령과 (당대표)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냐”며 “그건 대통령의 리더십을 흔드는 얘기”라고 말했다. 윤핵관 표현에 대해서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랑 뭐가 다르냐. 그와 같은 표현은 앞으로 삼가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안연대’에 관해 “국정수행에 매진 중인 대통령을 후보 자신과 동률로 세워놓고 캠페인에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안 후보도 잘 알 것이고,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안 의원 비판은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이 최근 주춤한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NBS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김 의원을 18%포인트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최근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앞선다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 표심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은 안 의원을 원래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 의원의 지지율 상승이) 좋을 리가 없다”며 “안 의원은 다른 당 출신이지 않냐.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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