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정무수석 “안철수, 윤 대통령 끌어들이지 말라···후보가 동격인가”읽음

문광호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9월14일 오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받고 환담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진 크게보기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9월14일 오후 국회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받고 환담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5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안철수 후보가 더 이상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고 대통령실을 먼저 이야기하지 말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정 위원장과 약 15분 동안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안 후보가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이 선거 운동에 개입을 하고 있다, 비대위와 선관위에서 엄중히 경고해주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고 해서 비대위원장을 만나러 왔다”며 “그 동안의 상황을 보면 그 말은 굉장히 잘못된, 모순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비대위와 선관위는 소모적인 윤심 논쟁이 계속되지 않도록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언으로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국정 최고 책임자이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당 전당대회에 끌어들여 ‘윤안연대’ 운운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 행태”라고 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데 반박한 것이다.

이 수석은 “안윤연대(안철수-윤석열 연대)라는 표현을 누가 썼나.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이야기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건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굉장히 흔드는 이야기”라며 “(대통령과) 연대라는 표현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 당대표를 뽑는 선거임에도 그런 표현을 했다는 건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안 후보의 의도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안 후보가 ‘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관계자)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이 수석은 “일부 후보들이 대통령실 참모들을 간신배로 모는 건 굉장히 부당한 이야기”라며 “대통령이 간신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하고 국정운영하고 계시겠나. 그게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실체도 없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며 “윤핵관이라는 거, 그것 참 웃기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비서실은 앞으로 후보들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방문에 대해 윤 대통령과 조율했나’라는 질문에는 “이런 표현을 쓴다고 대통령한테 보고했다”며 “아마 대통령도 내용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나 대통령은 지금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형국이 공정하다고 보나’라고 묻자 “후보들이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실을 끌어들이는 일을 자제해주시면 (이렇게) 할 일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선호하나’라는 질문에는 “마음속으로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표가 있다. 표가 있는 분은 한쪽으로 가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런 표현을 할 수 있지만 공적으로 그런 일 하실 분 아니다”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걸 좀 자중자애해야겠다는 취지로 (이 수석이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그런 걸 자꾸 끌어들여서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서 정치적으로 부각시키고 자신의 의사를 강화하고 하는 건 좀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며 “선거 관리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자제를 당부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안윤연대, 윤안연대 이런 표현도 매우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과 자신을 동급화하는 것과 다름없는데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당내 선거에 자신과 동급으로 끌어들여 어떤 효과를 꾀하는 의도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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