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회계 장부 제출 안한 노조에 과태료 부과·지원 배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노조 회계 공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0일 회계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노동조합에 과태료 부과, 정부지원금 배제, 조합비 세액공제 제외 등을 골자로 한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회계 장부 비치·보존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207개 노동조합에 14일간의 시정 기간을 부여하고 미이행 시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태료를 부과해도 회계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 노조에 대해서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근거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방해·기피하는 경우에는 과태료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노동단체 지원사업의 경우 올해부터 회계 관련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노동단체를 지원에서 배제하고, 그간의 지원된 전체 보조금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해서 부정 적발 시 환수하는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회계 장부를 제출하지 않는 노조의 조합비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법 개정 전이라도 노조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노조에 대해서는 작년까지 20％였고, 현재 15％인 노조 조합비 세액 공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노조 회계공시시스템 구축 등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국제기준에 맞춰 조합원의 회계 관련 서류 열람권 보장·회계감사 사유 확대 등 전반적인 법 제대 개선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정부가 지금 노동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역대 어떤 정부에서든 노정 관계가 악화됐을 때에는 어떤 노동 개혁도 다 실패했다’는 취재진 지적에 대해서는 “노동 탄압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두 가지 말씀드리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하면서 법은 엄정하게 노사 불문하게 일관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서 노동계에서 부당 노동 행위 처벌하라, 체불임금 근절하고 체불 사업주 처벌하라, 공짜 노동 근절하고 괴롭힘 많은 사업장 처벌하라고 그러는데 그러면 그것은 사용자 탄압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부분의 노조가 표지는 제출했으며, 내지는 정부가 열람할 권한이 없다는 민주노총의 주장에 대해서는 “핵심은 노조법 14조에 나와 있는 대로 주요한 서류를 비치하고 보존해서 조합원한테 알려줘야 될 의무가 있는데, 그것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은 내지를 한 장이라도 붙이면 된다”며 “내지를 한 장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제도 취지나 정부 정책에 반하는 행위”라고 답했다.

‘노조가 받는 정부지원금은 정부 사업을 대신하고 받는 등의 비용’이라는 민주노총 주장에 대해서는는 “보통 노조에서 국고 보조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사업을 공모하는 경우가 있고, 그다음에 건물 임차료를 지원하는 방식이 있다”며 “그런 모든 것들은 다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엄정히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대책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기득권·강성노조의 폐해 종식 없이는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의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는 공정한 노동시장 개혁을 이룰 수 없다”는 취지의 윤 대통령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