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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지지 선언 ‘바른정치모임’, 당일 급조됐다

조문희 기자    이두리 기자

바른정당 전 당협위원장들, 20일 선언

주도자도 “왜 ‘바른정치모임’인지 몰라”

명단 등재 원치않는 이도 포함 ‘논란’

안철수 “허위·날조 ‘공갈’ 지지 선언”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들의 본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들의 본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른정당 전 당협위원장 모임 ‘바른정치모임’이 지지 선언 당일 급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이 아니었거나, 지지명단 등재를 원하지 않는 인사의 이름도 명단에 포함됐다는 ‘허위 명단’ 논란도 제기됐다.

신성섭 전 바른정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은 22일 통화에서 “왜 바른정치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나갔나 저도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해당 모임의 김 후보 지지를 주도한 사람이다.

앞서 김 후보 측은 신 전 위원장 등이 지지를 선언한 20일 캠프 명의의 언론인 상대 공지방에서 “‘바른정치모임’은 오늘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에 대해선 “‘바른정치모임’의 신성섭 위원장”이라고 소개했다. 이날도 “‘바른정치모임’ 소속 전직 당협위원장 등의 지지선언과 관련한 문의가 많아 상황 설명을 드릴 수 있는 분을 아래와 같이 알려드린다”고 언론 질의에 대응했다.

신 전 위원장은 “2주쯤 전부터 바른 정치를 위한 포럼을 하나 만들자는 얘기는 나눴고, 그날 (김 후보 지지) 기자회견이 끝나고 나서 ‘바른정치포럼’이란 명칭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자고 했다”고 전했다.

해당 모임의 김 후보 지지선언 명칭은 회견 직전부터 여러 차례 바뀌었다. 김 후보 캠프는 지난 19일 다음날 일정을 공지하면서 ‘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지지선언’이라고 적었다가 20일 오전 ‘바른미래당 출신 전직 당협위원장 지지선언’이라고 바꿨다. 이후 ‘바른정치모임(전직 바른정당 당협위원장 출신 모임) 지지선언’이라고 변경했다가 ‘바른정치 모임 지지선언’이라고 재차 명칭을 바꿨다.

해당 모임 명의의 김 후보 지지자 명단은 이날 ‘허위 명단’ 논란에 휩싸였다. 황영헌 전 바른정당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단에 포함된 분은 국민의당 출신으로 바른미래당으로 합당할 때 들어왔으며 한 순간도 바른정당의 당협위원장이었던 적이 없다”며 명단 속 모 인사의 이름을 거론했다. 명단에 포함된 안만규 전 바른정당 당협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명단을 어제 봤고, 신 전 위원장에게 전화해서 불쾌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서 “김 후보는 김연경, 남진씨에게 부담만 안겼던 ‘꽃을 든 남자’ 사태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며 김 후보의 과거 논란과 이번 허위 명단 의혹을 엮어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단순히 숫자를 부풀린 줄 세우기 ‘공갈빵’ 지지 선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명단이 허위와 날조로 조작된 ‘공갈’ 지지선언이었다”고 김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 질의에 “제가 (해당 모임) 명단을 작성한 것도 아니고 기자회견 주체도 아니다”라며 “그분들이 지지한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린 것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는 해당 모임의 지지 선언 당일 기자회견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이기인 최고위원 후보는 김 후보 해명에 대해 기자에게 “김 후보 캠프나 실무진 차원에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진짜 바른정당 출신인지, 당협위원장이었던 것은 맞는지 알아봤어야 한다. 나중에 (거짓이면) 어떤 논란이 생길지도 모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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