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두 쪽으로 갈라졌다. 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쪽과 ‘이 대표를 지키자’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 관련 글이 하루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다. 24일 현재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일부 글들은 당원들의 신고로 가려졌다. 권리당원 게시판에 신고가 30건 이상 들어오면 게시글이 가려진다.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나 영장실질심사 자진 출석을 촉구하는 글들이 주로 가려지고 있다. 한 당원은 지난 22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면 ‘비록 죄는 없지만 당과 상관없는 제 과거의 일로 당과 당원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당 대표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은 신고로 가려졌다.
다른 당원은 “이 대표가 당당하게 판사 앞에서 소명하고 돌아오라. 자존심도 내팽개치고 구걸하면서 무슨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인가”라며 “여기서 회피하면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정의당에서조차 공격당하게 되고 발목 잡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적었다. 당원 게시판에는 “불체포특권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가결로 정해라” “이재명을 버려야 민주당이 산다”는 글도 올라왔다가 가려졌다.
이 대표에게 우회적으로 결단을 촉구하는 글도 있다. 한 당원은 이날 “윤석열 정권이 이재명을 속박하고 민주당을 탄압하는 것은 맞지만 이 대표는 민주당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결단해야 한다”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민주당의 지지율을 계속 깎고 있는 이상 이 대표는 결단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당을 위해서 이 대표가 대표직 사퇴 등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당원은 전날 “세 과시나 방탄에 집중하면 탄압받는 모습은 사라진다”고 우려했다.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상당수는 ‘이재명을 지키자’는 내용이다. 한 당원은 “이재명 물러나면 77.77%(이 대표의 8·28 전당대회 득표율)는 어디로”라는 글에서 “내년 총선은 민주당이 폭망하고 끝날 것”이라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민주당이 더 전투적으로 제대로 일만 하면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 안에서는 순풍만 있다”며 “역풍과 중도를 생각하느라 이것저것 다 따지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적었다. “쪼개기 영장청구를 건건이 부결시켜야 한다” “이재명 구속되면 민주당은 와해된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으로 가라”는 글도 올라왔다.
“당원 게시판 정화가 시급하다”며 이 대표 비판 글에 대한 신고를 독려하는 글도 많다. 글이 가려진 당원들은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