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 땅 의혹’ 교우 김모씨 핵심 인물로···김기현측 “땅 산 게 무슨 잘못”

문광호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울산땅 의혹’ 수사의뢰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울산땅 의혹’ 수사의뢰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의 ‘부동산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황교안 후보 측이 김 후보와 땅을 거래한 교인 김모씨를 의혹의 핵심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가 울산시장 재직 시절 김씨를 도시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해 ‘지인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 측은 “정치적인 공세”라고 강력 반박했다.

민주당 ‘김기현 의원 땅투기 및 토착토건비리 의혹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특검을 시행해 김 의원의 지역토착·토건비리를 국민들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시세 차익을 노리고 1998년 2월 울산 언양읍 구수리 일대 땅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울산시가 2003년부터 추진한 삼동~KTX울산역 연결도로가 당초 계획과 달리 김 후보 땅을 지나게 되면서 국회의원, 울산시장으로 재직했던 김 후보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10월 “두 차례 중간보고를 거치면서 당초에 없었던 김 원내대표 소유 임야로 지나는, 휘어진 노선이 기본노선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기자회견 등에서 “제가 다니고 있던 교회의 교우가 IMF로 투자한 여러 사업이 곤경에 처해서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 사달라고 부탁해서 사게 된 것”이라며 “정치를 그만두면 울산에서 소일거리도 할 겸 선산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샀다. 어려운 교우를 도와주는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황 후보 측은 김씨가 이전 소유주로부터 1998년 1월31일 해당 땅을 매입한 지 11일 만인 1998년 2월11일 김 후보에게 매매해 사정이 어려웠다는 해명이 거짓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TF는 이날 “부도 위기에 몰린 김씨가 땅을 왜 매입했나”라며 “울산에서는 김씨가 부동산 매매와 경매를 업으로 하는 이로 김 후보의 당시 변호사 사무실에서 운영하던 경매전담팀이었다는 풍문이 있다. 김씨와 어떤 관계인지 해명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TF는 또한 “김 후보는 1996년부터 1998년 8월까지 울산광역시 고문변호사로, 내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1997년 신경주역사가 확정되자 울산역 유치운동이 벌어지고 그 1년 뒤 김 후보는 KTX 노선 인근 구수리 땅을 산다. ‘땅을 사고 5년 뒤 KTX 울산역 논의가 있었으니 해당 토지 구매는 이와 무관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 측도 전날 공개질의를 통해 “임야 매도인 김씨와 도대체 어떤 사이인가”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1994년에도 김씨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일대 대지 346.00㎡를 매입했다. 건물을 포함한 가액은 2004년 15억원에서 지난해 35억원으로 올랐다. 황 후보 측은 “법인등기부등을 확인해본 결과 김씨는 부동산 매매·경매 등을 업으로 하는 부동산업자”라며 “김 후보가 김씨와 단순한 교회 지인 관계가 맞는지 강한 의구심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 측 박윤성 대변인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임야 매도인 김씨가 교회 지인이 맞는가’ ‘김씨와 판사 재직 시부터 밀접한 사이는 아닌가’ ‘계약서상 매매가에 2억860만원으로 기재돼 있는가’ ‘매매계약서를 공개할 의향은 없는가’ 등의 질의 내용을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에 반박했다. 김 후보는 김씨에 대해 “(울산 땅 관련된 교회 지인이) 김씨가 맞다”면서도 민주당이 제기한 ‘김씨와 IMF 외환위기 당시 경매전담팀을 만들어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는 가짜뉴스다. 사무실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김씨가 구입한 지 11일 만에 김 후보에게 땅을 판 것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TV토론에서 “김씨가 그 전 소유주로부터 사서 등기를 늦게 했다고 한다”며 “그 사람이 언제 샀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양이 의원실은 김 후보가 울산시장 재직 시절인 2017년 김씨를 울산 상북지구 도시개발사업 시행자(개발조합장)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상북지구 개발은 울주군 상북면 일대 15만7030.8㎡(4만7000평) 구역에 계획인구 2000여명, 세대 1000여세대를 위한 주거용지 및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지난해 10월 완료 예정이었으나 오는 4월까지로 연장됐다. 양이 의원실은 “김 의원 측근으로 알려진 김씨에게 이권을 지원한 의혹”이라며 “환지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됐기에 개발부지 상당량이 조합장인 김씨에게 돌아갈 수 있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김씨가 무슨 비리 혐의자, 범죄 혐의자인가”라며 “그 사람한테 땅을 산 게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꾸 정치적인 공세를 하는데 내일(27일)이라도 당장이라도 수사를 의뢰하면 되지 않나”라고 반발했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