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손을 놓고 과감히 떨어져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면 더 크게 다친다는 사실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의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국민의힘이 ‘민주당 흔들기’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에서도 (최대) 38명이나 되는 분이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탄압이라는 이재명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현애살수’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주 원내대표는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손을 놓고 과감히 떨어져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면 더 크게 다친다는 사실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지만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온 결과는 역사에 오래 기록될 것”이라며 “국회법상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국민은 이재명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수석은 이 대표가 지난 17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박해 작성한 설명문의 “진실의 방패를 들어 거짓의 화살에 맞서 싸워달라”는 문구를 비틀어 “거짓의 방패가 진실의 화살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표결에서 논란이 된)두 표의 경우 저는 모두 무효표라고 생각한다”면서 “쓰신 분이 ‘부’라고 쓰기 내키지 않아서 의도를 가지고 글자를 알아볼 수 없게 썼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가결표는) 반란표가 아니고 양심표”라면서 “‘개딸’들의 행태에 비춰 보면 (이탈표를 색출하는)그런 행태가 민주당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내부 분열 조짐을 강조했다.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에 수도권 의원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 상태로 가면 본인들이 낙선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서 집단 이탈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권·무효표를 던진) 20명이 이 대표에게 당대표직에서 안 물러나면 감옥 간다고 협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재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번 계기로 민주당 내부가 더 갈등 국면으로 빠지고 내부 분열이 본격화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은 출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이 본회의에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149표)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찬성이 반대보다 1표가 많았지만 가결 정족수에는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