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8일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적극 추진할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며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핵심 전략 산업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오헬스 산업과 관련해 “세계 시장 규모는 약 2600조원에 달하고 성장 잠재력이 엄청나게 크다”며 “미래의 성장과 직결되는 아주 유망한 분야이고 또 국민 건강을 지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아주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과감한 혁신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며 “의료, 건강, 돌봄 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해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벤처와 청년들이 이 분야에 도전하고 이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클러스터’는 바이오 기술 관련 기업, 연구소, 대학, 투자자 등이 모인 집합체다. 미국 보스턴은 가장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하버드대학 등 명문 대학을 비롯해 모더나, 화이자 같은 글로벌 제약사, 연구기관 등이 몰려 있다.
윤 대통령은 바이오헬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데이터의 원활한 유통과 활용”이라면서 “정보를 가명화하고 비식별화해서 잘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에게 “정보는 보호만 하면 산업이 안 된다. 첨단화, 업그레이드된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개인정보 보호 업무도 산업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헬스케어법’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디지털헬스케어법은 마이데이터 제3자 전송요구권 도입, 가명처리된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 규정 명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정부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재정을 투자해 지원도 하겠지만 산업화를 위해서는 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특히 국책은행이 어그레시브(aggressive·적극적으로)하게 금융투자를 선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국책은행이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주로 제조업 위주로 자산운용을 해 왔는데, 바이오 분야에 금융투자를 선도할 수 있도록 단순한 대출만이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정부 자금이 국책은행을 통해 나가도록 연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의학과 과학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인재 양성책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과학고등학교에서 의대를 못 가게 한다거나 혹은 의대를 만들면 임상 의사만 나와서 경쟁이 너무 치열해진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 해결) 차원을 넘어 국가 미래전략 차원에서 의학과 과학기술을 접목해서 할 수 있는 인재양성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교육부가 좀 어그레시브(aggressive)하게 속도감 있게 준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보고 받고 정부의 과감한 혁신과 투자를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신시장 창출 전략은 의료·건강 돌봄 서비스 혁신, 바이오헬스 수출 활성화, 첨단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 강화, 바이오헬스 전문인력 양성 및 창업 지원 강화, 법·제도 인프라 구축 등 5가지 핵심 과제로 구성됐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감혜진 두브레인 이사 등 민간 전문가들의 발표 및 토론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