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28일 “이재명 대표에게 또다시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면 ‘사법부에 가서 한 번 해보자’ 하는 방법도 한번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2차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치지 않고 영장실질심사에 자진 출석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전화인터뷰에서 “이 대표도 자꾸 힘을 낭비할 필요 없이 정공법을 생각해보면 어떻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상임고문은 이 대표의 법원 자진 출석이 “당대표직을 지키면서 당당하게 사법적으로 대응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 상임고문은 문재인 당대표 시절인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을 지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어떻게 봤나.
“민주당에서 10명 정도 이탈하리라 생각했는데 30명 정도 이탈했더라. 조직적인 의원들의 행동이 있었다고 본다. 당은 조직적으로 분열하면 안 된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서 봉합해야 한다.”
-국회에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이 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이 대표도 자꾸 힘을 낭비할 필요 없이 정공법을 생각해보면 어떻겠나. 검찰이 계속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망신주려는 의도다. 이 대표도 그러면 ‘사법부 가서 서로 한 번 해보자. 내가 창피당하고 망신당하지 뭐’ 이런 방법도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당 내부의 조직적인 분열상을 수습해보자는 노력을 1순위로 해보고, 그게 어려울 것 같으면 정공법도 (고민)해야 할 때다.”
-문재인 대표 시절에도 당에 내분이 있었는데 그때는 어땠나.
“내가 최고위원으로서 문재인 당시 대표에게 여러 얘기를 했는데 그때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당에서) 나가버리더라. 이 대표에게 남은 결단이란 두 가지다. 당이 하나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그게 자신이 없다면 (법원 자진 출석으로) 분열의 명분을 거둬야 한다.”
-권노갑 상임고문이 지난 22일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이 대표에게 말한 ‘선당후사’의 의미는 뭔가.
“권 고문이 ‘이번엔 이재명을 구하는 게 민주당을 구하는 길이고, 나중에는 선당후사로 갈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 나도 그때는 ‘(선당후사 논의는) 나중에 봐서 하자’는 쪽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자진 출석을 안 한다면.
“글쎄. 그런 상황에서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나는 노조위원장 하다가 감옥도 많이 갔다. 내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을 거부한 적 없고 내가 안 한 일도 내가 위원장이니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대표직 사퇴 요구는 어떻게 보나.
“물러나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이 대표가 물러나도 당권 경쟁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친명, 비명계가 또 붙을 것이다. 그럼 뭐가 되나.”
-야당으로서 민생을 챙기고 윤석열 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정치권에서 입으로 말한다고 해서 민생이 챙겨지지 않는다. 국민이 피부로 느껴서 민생 이슈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 당도 저쪽 당도 다 마음은 콩밭(공천)에 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노조에 대한 태도를 보면 국민을 때려잡는 게 정치지도자의 몫인 양 착각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정순신을 앉힌 것을 보면 ‘윤로남불’(윤 대통령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그런데도 지금은 윤석열 정부 실정이 부각되지 않는다. 민주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있을 때 민생을 부각할 수 있다. 진보는 분열해서 망하고 보수는 부패해서 망한다.”
- 총선 전망은.
“이 대표가 당당하게 나가서 (사법 문제에 대해) 빨리빨리 결론이 난다면 참 좋겠다. 윤석열 정권에서는 총선 이후까지 이 문제를 질질 끌고 가면서 계속 상처 내고 망신 주려고 할 것 같아 걱정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당이 분열된 모습을 국민에게 여실히 드러내는 상태에서 총선을 치르면 무슨 득이 되겠나. 지금이 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