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미국 반도체지원법 “시장 질서 침해할 수 있다”

이두리 기자

한덕수 총리 CNN 인터뷰에서 반도체지원법 우려 표명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수출 전략 민·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3일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에 대해 “자본주의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 시장 질서를 침해할 수 있는 조치를 했다”며 “과도한 경영 정보 요구와 초과이익 공유 등 기업 부담이 큰 조항에 대해 당 차원에서 우려를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반도체지원법에 근거한 생산 지원금 지급 여부를 심사할 때 적용할 세부 기준을 제시했다. 일정 기준 초과이익을 미 정부와 공유하고, 생산 및 연구시설을 미 정부에 공개하고, 우려 국가에 10년간 제조시설 확장 등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성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수출전략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이러한 세부 조건에 대해 “한국 기업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하고 기업의 이익을 정부와 함께 공유하자는 발상은 난해하고도 중차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한·미관계는 동맹관계로서 일반 국가와 함께 취급하는 건 안보 전략적으로 문제가 있다”면서도 “자본주의를 선도하는 미국이 시장 질서를 침해할 수 있는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우리 국회는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성 의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반도체 전문가인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 등과 약 1시간 30분 동안 회의를 진행했다. 성 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수출에서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품목인 반도체에서 큰 폭의 수출 감소가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 전문가를 모시고 업계 건의 사항도 듣고 반도체 수출 회복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당에서는 (미국 측의) 과도한 경영 정보 요구와 초과이익 공유 등 기업 부담이 큰 조항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향후 국회 차원에서 대미 의원 외교에 적극 나서 국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또 “금년 중 첨단 패키지 기술 개발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53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산업은행에서는 특히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에 향후 5년간 3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반도체 생산 지원금 세부 지원 조건과 관련해 “우리 기업이 생산하는 반도체는 우려 대상국에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현지 공장이 폐쇄될 경우 인력과 기술 유출 등을 근거로 (한국 정부가) 미국과 실질적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공개된 미 CNN 방송 ‘퀘스트 민즈 비즈니스’(Quest Means Business) 인터뷰에서 미 반도체지원법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한국에 불이익이 되겠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하고 싶은 만큼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지, 미국이 보조금 정책 등을 펼치고자 하는 데 한국 기업이 맞출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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