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관계자·당원 포함된 단톡방에 ‘김기현 지지, 안철수 비방’ 홍보물 논란

조문희 기자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등 참여

안 측 “은밀한 협잡” 수사 촉구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올라온 안철수 당대표 후보 비방 메시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올라온 안철수 당대표 후보 비방 메시지.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포함된 수십명 규모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는 홍보물이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올라온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이 채팅방에는 국민의힘 당원도 대거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 지지글을 올린 사람들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채팅방에 초대했다. 대통령실은 김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해 당무 개입 논란을 빚어왔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들은 올해 초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식사 자리를 가진 뒤 채팅방에 참여했다. 채팅방에 초대된 대통령실 관계자는 선임행정관 A씨와 행정관 B·C씨 등이다. C씨는 이후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D·E씨 등을 채팅방에 초대했다.

D·E씨는 채팅방에서 “(더불어)민주당한텐 뭐든 양보하면서 국힘(국민의힘)한텐 악착같이 이자까지 받아내는 안철수” 내용 등의 카드뉴스를 올렸다. 윤 대통령 부정 평가층이 안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도 게시했다.

이들은 “김기현은 민주당을 상대할 수 있는 전투사” “국민의힘 성공 밑거름 김기현” 등 김 후보 지지 홍보물도 올렸다.

이들을 초대한 C씨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이를 제지하거나 채팅방을 나가지 않고 국정홍보 글을 올렸다. 일부 참가자는 ‘당원과 국민이 불쾌한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불편함을 표시했다.

유사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은 또 있다. 국민의힘 소속 소영철 서울시의원은 30여명 규모의 채팅방을 지난해 개설했다. 같은 해 10월 대통령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 마포 지역 당원이 주로 채팅방에 초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 의원은 마포갑 국회의원을 지낸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가까운 인물이다.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A·B·C씨와 앞선 채팅방의 D·E씨도 이 방에 초대됐다. D씨와 E씨는 여기에서도 김 후보 홍보성 내용과 안 후보 비방성 내용의 이미지 등을 올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이를 제지하거나 채팅방을 나가지 않았다.

채팅방 한 참가자는 “채팅방에서 처음엔 국정운영 사안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는데, 언젠가부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며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말과 행동이 다른 게 아닌가”라고 했다.

행정관 B씨는 D·E씨와의 관계를 묻자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B씨는 “(채팅)방에서 탈퇴하기도 그래서 (남아 있던 것)”라고 했다. 소 의원은 특정 후보 지지·비방 글이 올라온 사실은 “모른다”고 말했다. 선임행정관 A씨는 채팅방과 대통령실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안 후보 측 김영우 선대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가 김 후보를 당대표 만들기 위해 대통령실과 특정 세력이 벌이는 은밀한 협잡인가”라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에게 책임자 조치 및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을 방문한 분들이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을 전달하기 위해 단톡방을 개설했고, 예의가 없어 보일 수 있어서 단톡방을 나가지 않은 것”이라며 “자발적인 게시물이라 대통령실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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