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더십 위기, 민생 행보로 돌파?···“더 이상 안 먹혀”

탁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백서 전달식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백서 전달식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흔들리는 리더십 위기를 민생 행보로 돌파하려 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민생 행보가 더 이상 돌파 카드가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형벌 규정을 없애고 행정 제재로 완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대해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한 제도를 제물로 삼아서 재벌에게 특권을 안기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챙길 일은 고통받는 국민의 삶이지 재벌이나 대기업들의 소원 수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언급하며 급발진 사고 시 피해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전기·도시가스·수도 요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이 대표는 오는 7일 경기 안양시에 있는 ‘사우나 파크’에 방문해 공공요금 인상이 부른 경영상 어려움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경기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국민보고회를 재개한다.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처음 열리는 경청투어다. 정치적 기반이 있는 경기도에서 당원들을 총집결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해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도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권리당원 입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지난 금요일(3일) 1만4373명에서 5일 오전 8시 기준 2만3359명이 입당해 매일 평균 3895명이 입당하고 있다”며 “그만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지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사이에서는 민생 행보로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민생 행보가) 안 먹힌다. 그러면 어떻게 할 건지를 의원들과 당원들한테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진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정권에 맞서서 혁신 민주당으로 정치 교체하고 민생 개혁하기 위해서 (대표로) 나왔다는 게 이 대표의 약속이었다”라며 “이후에 그 길을 갔어야 되는데 그 길을 가기 위해서 노력을 별로 안 했다고 본다”고 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YTN 라디오에서 “방탄 때문에 이 대표가 처음부터 얘기했던 민생도, 개혁도 아무것도 못했다. 당대표가 된 이후에 8개월 동안 이 대표가 무엇을 했냐고 했을 때 국민 앞에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당을 분열시킨 데 대해 당원과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 등 주요 당직 인사를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눈에 띄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매주 화요일마다 비공개 토론을 하는 당내 의원 모임 ‘민주당의 길’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오는 7일에도 모임을 취소했다. 당내에서 체포동의안 이탈표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명계 의원 모임으로 굳이 분란의 여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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