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검증위 적격·부적격 판정 두고
잡음 계속되자 ‘총선 불출마’ 결심
“이재명·당, 흔들게 둘 수는 없다”
성추행과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의혹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가 15일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오는 4월 총선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성비위 논란에 연루된 다른 출마자의 거취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 특보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국회의원으로 일할 권한을 얻고자 했던 꿈은 내려놓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계속심사’ 대상으로 당이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 부담된다”며 “규정상 적격 여부와 관계 없이 저로 인해 이재명 당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총선승리 전략을 흔들게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당 검증위의 적격·부적격 판정을 두고 잡음이 계속되자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특보는 내년 총선에서 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해당 지역구는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특보는 친명계 원외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대표다.
강 특보는 지난 8일 당 검증위에 공직선거후보자 검증 서류를 제출했으나 성추행·음주운전·무면허운전 의혹 등으로 검증위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다. 검증위는 적격·부적격 판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강 특보는 2018년 광주 광산구청장 출마를 준비했으나 2003년 성추행 사건 의혹이 불거져 출마를 포기했다. 피해자는 강 특보가 해명 과정에서 2차 가해를 했다고 판단해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강 특보는 2005년과 2006년 각각 음주운전을 했고, 2006년에는 무면허 운전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비위 논란이 불거진 다른 출마자의 거취를 놓고 민주당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 공천 때 미투 파문으로 부적격 처리한 정봉주 전 의원을 지난 11일 적격 판정했다. 정 전 의원은 2021년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한 인터넷 매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에서 무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정 전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 지역 정치인의 수행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조치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이재명 대표는 현 부원장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달 한 시민단체 송년회에서 현 부원장이 다른 정치인의 수행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권 대변인은 윤리감찰 착수 7일째인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 현 위원장에 대한 윤리감찰 결과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 부원장은 친명계 원외 인사다.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미투 의혹 그리고 강위원 특보의 성문제와 관련된 범죄 혐의 그리고 현근택 부원장의 이번에 성희롱 사건, 이렇게 성비위 의혹의 3인방, 이 트로이카가 당의 공천 국면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면 정말 큰일난다”고 주장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범죄 가해자의 적격판정, 경고처분과 같은 이해 못 할 대처 또한 2차 가해”라며 “현근택 부원장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당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엄중히 조치해주시길 바란다. 정봉주 연수원장에 대한 적격 판정을 재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