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부실 수사’ 비판에 당력 쏟는 민주당···“정국 주도권 뺏긴다” 비판도

탁지영 기자    신주영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 등이 16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대표 정치테러 은폐, 축소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 등이 16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대표 정치테러 은폐, 축소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은폐·부실수사로 규정하고 재수사를 촉구하는 데 당력을 쏟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과 경찰이 정치적 파장을 차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 호위에 올인하다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은 16일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수사 규탄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은폐수사 규탄! 전면 재수사!’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정치테러 은폐수사 정부당국 규탄한다” “부실수사 웬말이냐 재수사를 촉구한다” “허위문자 작성유포 총리실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경찰은 더 이상 은폐·축소로 제2의 정치테러를 야기하거나 사회를 음모론과 혼란으로 끌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중대범죄자의 신상과 변명문, 이 사람의 모든 사회적 커리어, 통화기록, 인터넷 검색기록, 사회적 관계망 등 모든 사실을 한 점 의혹 없이 경찰당국은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입장 바꿔서 여당의 당대표나 장관, 국무총리 등에게 이런 일이 있었으면 정부·여당이나 경찰이 이렇게 했겠나”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사건 초기에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상황실이 허위문자를 발송해 이 대표 상태가 ‘열상’ ‘경상’ ‘출혈량 적음’ 등으로 축소됐다고 비판했다. 전현희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대책위 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흉폭한 암살미수 정치테러에 대해 사건을 축소·왜곡하고 가짜뉴스를 조장한 기획자가 총리실과 수사당국에 있는가. 있다면 누군지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찰이 사건 현장을 물청소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했다. 김지호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은 대책위 회의에서 “경찰은 환자의 핏자국이 남는 증거 현장을 사건 발생 37분 전후에 깨끗이 물청소해버렸다”며 “명백한 증거 현장 훼손 아닌가. 시설물 관리자도 아닌 경찰이 왜 현장 물청소를 했으며, 갑자기 누구의 지시로 범행 현장을 훼손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도 단독으로 소집했다. 국민의힘은 여당 간사 김용판 의원을 빼고 불참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불출석했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경찰은 테러 사건 당시 이 대표가 입었던 혈흔이 묻은 와이셔츠를 초동수사에서 찾아냈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셔츠는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폐기 과정에 있었다. 이를 당직자가 수소문해 찾았고 경찰은 당직자가 알려준 뒤에 셔츠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경찰은 범행동기, 공범 여부에 대해 무엇 하나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사건 발생 열흘도 안 돼 피의자가 단독 범행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여 사건을 마무리했다”며 “투명하고 철저한 전면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찰이 재수사를 하지 않으면 국정조사, 특별검사(특검) 등을 추진하겠다며 수사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당내에선 이 대표 피습 사건에만 몰두하다가는 정국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활발한 총선 행보를 하고 있고, 이낙연 전 대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의 탈당으로 제3지대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는데 민주당은 여전히 ‘이재명 수호’ ‘윤석열 심판’만 외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이낙연 전 대표는 창당발기인대회를 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천 계양을(이 대표 지역구)을 가고 이준석 전 대표도 연이어 무언가를 내놓는데 우리는 한다는 게 규탄대회니 창피하다”고 말했다.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재선 의원은 “당이 기껏 하는 게 당대표 테러에 대해 불씨를 더 키우고자 하는 노력 외에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 라디오에서 “경찰 증거인멸 의혹 제기나 특검 등을 마치 이슈 주도나 정국 주도라고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민주당이 실력 있고 능력 있게 상황들을 관리하고 주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 점이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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