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만난 조국, 본격 정치행보···민주당 반응은 ‘글쎄’

박순봉 기자    신주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본격 정치 행보에 돌입한 모습이다.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에서 오는 4월 총선 출마 여부를 밝힌다. 조 전 장관은 신당 창당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총선 출마 여부는 최종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쪽이든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한 셈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반응은 차갑다. 정치 활동은 자유지만 민주당과 함께 하는 건 부담이란 반응이 나온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법무부 장관 후보가 되고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때 저의 역할은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고자 하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그 불쏘시개 역할은 일정하게 한 것으로 본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되었고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조기 종식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며 “어떠한 난관도 꺼리지 않고 걸어갈 생각이다. 불쏘시개가 돼서 제가 하얗게 타더라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에서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으로 역할이 바뀌었으니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취지다.

조 전 장관은 이어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조 전 장관 측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에게 “이번 총선에서 무도한 윤석열 검찰독재를 심판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에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며 “검찰개혁을 비롯하여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며 민주당과 야권 전체가 더 크게 승리하고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고 조 전 장관 측은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 13일 고향인 부산의 민주공원에서 이번 총선에서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밝힐 계획이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예방한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지영 작가의 신간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를 추천하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공 작가는 한국 문단에서 단행본이 가장 많이 팔린 최고 반열의 소설가이고, 그만큼 오랫동안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았다”면서 “그럼에도 그의 치열함 때문에 때로는 세상과 불화하고, 많은 공격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진실은 외로운 법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외로움에 공감한다”며 “하지만 외로움 때문에 치열한 작가정신이 무뎌지지 않기를, 외로움이 그의 문학적 깊이를 더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어디에 있든 평화가 늘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썼다.

공 작가는 지난달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사람일 거라고는 정말 꿈에도 상상을 못 했다. 꽤 오래 친분이 있었기에 배신감은 더 컸다”며 “욕을 먹으면서도 그를 감쌌던 건 당시로선 나름의 애국이고 희생이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었구나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교롭게도 조 전 장관을 비판한 공 작가의 책을 조 전 장관이 예방한 날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의 정치 재개 움직임에 대한 민주당 내부 반응은 차갑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하며 “조 전 장관 관련된 정당에 대해서 지금까지 논의한 바는 없다”며 “현재까지 정당의 형태를 갖춘 진보개혁 세력에 있는 정당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조 전 장관의 창당할 정당과는 연대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선 조 전 장관 총선 출마가 ‘적절하냐’는 질문에 “좀 쉽지 않지 않을까 싶다”며 “왜냐하면 2심에서까지 지금 현재 금고형 이상을 받으셨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조국 신당’의 통합형비례정당 참여가) 진영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변화를 보여주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 여러 재판 중인 사안도 있으니까 거기에 좀 더 집중하셔야 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들이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당이 (조 전 장관에 대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신당 창당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라면서도 “민주당 통합형비례정당에 들어오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 장관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국민 일반 전체적으로 조국 장관이 너무 억울하게 됐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충분할까”라면서 “우리 지지층이야 ‘너무 심했다’, ‘너무 박해를 많이 받았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국민 일반들은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 전체로 놓고 본다면 글쎄 나는 창당이나 출마가 바람직스러운 것 같지는 않다”며 “이유는 전선이 자꾸 복잡해진다. 이번 선거의 전선이 ‘윤석열 심판 선거’ 이렇게 단순해져야 하는데 자꾸 자잘한 전선이 생기는 것은 썩 좋은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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