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수갑 후보 “여순사건, 북한 지령 받아”

이두리 기자

박정숙 후보, 선거방송토론회서 주장

“14연대 반란 사건으로 명칭 바꿔야”

국민의힘 박정숙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후보가 지난 2일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을 하고 있다. KBS순천방송국 방송 화면 캡처

국민의힘 박정숙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후보가 지난 2일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을 하고 있다. KBS순천방송국 방송 화면 캡처

국민의힘 박정숙 후보(전남 여수갑)가 지난 2일 선거방송토론회에서 “여순사건(여수·순천 10·19 사건)의 명칭을 14연대 반란 사건으로 바꿔야 한다” “북에서 지령을 받아서 반란을 일으킨 게 맞지 않느냐”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순사건은 1948년 여수에 주둔하고 있는 국군 14연대 일부 군인들이 정부의 ‘제주 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이다.

박 후보는 KBS 순천방송국에서 주최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여수갑 후보자 토론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여순사건 진상 규명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여순사건의 명칭을 14연대 반란 사건으로 바꿔야 한다”며 “우리 지역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법에도 사건의 명칭은 여·순 10·19 사건이라고 돼 있는데 어떻게 14연대 반란 사건이라고 망칭을 하느냐”라며 “이렇게 되면 여수, 평화, 민주 이런 것을 떠나서 반란 사건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14연대에서 시작을 했다. 북에서 지령을 받아서 반란을 일으킨 것이 맞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주 후보는 “최초 발생 과정이 일부 군인들의 하극상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여수와 순천과 전남 동북권의 수많은 민간인들이 억울하게 희생을 당하고 70여 년간 누명을 쓰고 살아온 것들이 중요한 것”이라며 “주권자인 주민들이 억울하게 군과 관에 의해 희생당했다는 게 본질이기 때문에 여·순 10·19 사건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시민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게 아니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토론회가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948년 10월 19일부터 1955년까지 여수와 순천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민간인과 군경이 희생된 사건의 법정 명칭은 ‘여수·순천 10·19사건’”이라고 썼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여순사건의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을 이념적으로 편향된 인물들로 채워 진상규명과 여순의 정신을 왜곡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수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마저 그릇된 역사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니, 너무나 안타깝고 통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전국 11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여순사건 역사 왜곡 저지 범국민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도 합의한 여순사건특별법 정신을 부정한 박정숙 국민의힘 후보는 석고대죄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과도 필요 없다. 국민의힘도 합의한 특별법 정신을 부정하고 공직 후보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박정숙은 입 다물고 석고대죄하며 국민의 처분을 기다려라”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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