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자숙 모드 “4월은 잔인한 달···폐허 위에 다시 시작”

이두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4·10 22대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을 겨우 확보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11일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선인들도 승리를 축하하기에 앞서 총선 패배를 사죄하고 변화를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표 이미지를 “국민의 회초리 겸허히 받겠습니다”라는 글귀로 변경했다. 중앙당사 브리핑룸을 장식했던 “‘여의도정치’를 끝내는 날”이라는 배경막이 내려갔고, 이날 사퇴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상징 문구였던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 배경막도 한쪽으로 치워졌다.

국민의힘 당선인들은 자축에 앞서 자성을 강조했다. 김기현 울산 남을 당선인은 이날 SNS에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이후 더 철저하게 민생을 살피지 못했고 더 민첩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며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보다 선명한 개혁에도 성공하지 못했고 비정상을 바로잡을 원칙도 부족했다”고 썼다. 그는 “그동안의 국정 기조와 당정관계가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냉정하게 살펴 주저함 없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인천 동·미추홀을 당선인은 SNS에 “저는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따가운 회초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안철수 경기 분당갑 당선인은 SNS를 통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정부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내리신 매서운 회초리 달게 받겠다”며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정부·여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는 “다가오는 22대 국회에서 정부·여당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민심을 그대로 전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썼다.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SNS에 “집권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 또 입법부로서 감시와 견제의 의무를 모두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썼다. 그는 “여소야대의 어려움은 여전히 22대 국회의 큰 숙제”라며 “조금이나마 정치를 더 오래 지켜봤던 제가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차기 당권에 도전할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에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견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초토화된 광야에 한그루 한그루 묘목을 심는 심정으로 잃어버린 신뢰와 사랑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전심진력하겠다”라고 썼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대지 위에 라일락 꽃은 피고···”라며 “역대급 참패를 우리는 겸허히 받아 들이고 당정에서 책임질 사람들은 모두 신속히 정리하자”고 남겼다. 또 “폐허의 대지 위에서 다시 시작하자”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뜬다”고 했다.

유세 기간 국민의힘 후보자들을 적극 지원한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깨트리지 않으면 바로 세울 수 없다”며 “총선 3연패는 낡은 보수를 혁신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썼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깊은 자기반성 위에 국정 전반을 쇄신해 달라”며 “대통령께서 무서운 민심 앞에서 반성하고 국민이 바라는 개혁의 길로 나선다면 떠난 민심도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를 그만두게 할 거면 더 빨리 했어야 한다”라며 “타이밍이 조금 더 빨랐으면 박빙으로 떨어진 지역구의 후보자들은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인물, 정책, 공약 다 필요 없고 빨간 당이면 다 싫다는 정권 심판론이 크게 작용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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