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황우여 지명···당선인 총회서 추인

문광호 기자    조문희 기자

윤상현 “정말 총선 민의 받들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선인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당선인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 대표 출신인 황우여 당 상임고문이 29일 지명됐다. 4·10 총선 참패 다음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한 후 18일 만이다. 당 안팎에서 총선 패배에서 드러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한 인사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 당선인 총회에서 황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윤 권한대행의 지명에 대다수 당선인들은 박수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달 2일 당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임명되면 황 상임고문은 비대위원장으로 이르면 6월로 예상되는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윤 권한대행은 당선인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을 물색한 기준 첫째는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 두 번째는 당과 정치를 잘 아시는 분, 세 번째는 당대표로서 덕망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분이었다”며 “황우여 대표는 5선 의원이기도 하고 당 대표를 지내신 분이고 덕망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라고 말했다.

황 상임고문이 2016년 총선 낙선 이후 정치권에서 떨어져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떨어져 계셨지만 이준석 (전) 대표를 필두로 한 전당대회 때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을 하셨다”며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고문단 회의에 늘 참석하셔서 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자문도 해주셨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교감이라기보다는 오늘 총회 직전 정무수석한테 황우여 고문을 모시겠다고 공유를 했다”고 전했다. 윤 권한대행은 지난 26일 황 상임고문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해 수락 의사를 받았다.

이번 인선은 당권 경쟁 과정에서 발생할 잡음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황 상임고문은 과거 친박근혜계로 분류됐지만 정치 일선에서 오랫동안 물러나 있어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고 원로로서 발언의 무게감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당 중진들이 실권이 없고 임기가 짧은 비대위원장직을 잇달아 고사하면서 선택지가 좁아진 측면도 있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상임고문은) 정치 경험이 많으시고 하니까 잘 이끌어주시지 않을까”라며 “윤 권한대행이 말한 요건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황 상임고문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빨리, 조속한 기한 내에 당 대표를 성공적으로 세우는 일”이라고 밝혔다. 당대표 경선 룰에 대해서는 “기존 룰을 전제로 하되 수정·보완할 게 있으면 널리 의견을 듣고 나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 상임고문은 1947년 인천 출생으로 제물포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5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 교육위원장 등을 맡으며 5선 의원, 감사원 감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2013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을 맡았다.

당 안팎에서는 합리적 인선이라는 평가와 함께 우려도 나왔다. 총선 패배 극복을 위해 혁신형 비대위 체제를 주장해온 윤상현 의원은 이날 당선인 총회 중간 기자들과 만나 “황 고문은 합리적인 분”이라면서도 “정말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받들고 혁신, 쇄신 그림을 그려나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형 비대위라는 자체가 결국 무난하게 가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지명에 반대가 있었는지 묻자 “그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형두 의원은 “(총회에서) 비대위원은 좀 비상한 분들로 뽑자고 제안했다”며 “조정훈 의원이라든가 수도권에서 석패하고 당의 체질을 바꾸자는 분들이 많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진정 국민의힘은 국민께서 명령한 변화와 혁신을 포기했나”라며 “황 전 총리는 새누리당 대표, 사회부총리를 지낸 국민의힘 원로 인사로 당의 혁신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 (전) 대표는 아주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 이후 도대체 무엇을 깨닫고 느끼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며 “지난 주말 동안 국민의힘 수도권 인사들과 이야기해 봐도 굉장히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워하는 게 역력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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