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년 메시지 대해부

3대 개혁 중 ‘연금’에 가장 무게…‘정책적 구체성’은 물음표

메시지 분석으로 알아본 윤석열 정부 정책

‘3대 개혁’ 연금·노동·교육 순으로 무게

정책 연관어 분석 결과, 전임 비해 모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부 정책의 시발점이다.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정부가 추진할 의제를 던진다. 메시지는 비판이나 반대 여론을 설득하는 주요 수단이기도 하다.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대표적 정책은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지난 2년간 메시지를 전수 분석한 결과 ‘개혁’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개혁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개혁을 빈번하게 사용한 것에 비해 정책의 구체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7일 대통령실 홈페이지 ‘대통령의 말과 글’에 2022년 3월 대선 직후부터 올라온 메시지를 모두 살펴봤더니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개혁이라는 말을 167회 사용했다. 전임 대통령들도 비슷한 기간에 개혁을 자주 언급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선 이후 2년간 개혁을 176회, 박근혜 전 대통령은 74회,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4회 사용했다.

개혁을 언급한 빈도는 문 전 대통령이 가장 높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비슷한 기간 윤 대통령에 비해 메시지의 양이 더 많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고려해 전체 말의 뼈대(명사·형용사·부사·동사 등 주요 품사만 추출, 이하 단어로 통칭)에서 개혁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봤더니 윤 대통령은 0.824‰(천분율)로, 문 전 대통령(0.763‰)보다 더 높았다.

노동·교육·연금 등 윤 대통령이 표방한 3대 개혁 중에서는 연금 분야에 가장 힘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사용한 개혁의 연관어는 ‘연금’(0.532), ‘노동’(0.452), ‘교육’(0.293) 순이었다. 괄호 안의 숫자는 연관도를 나타낸다. -1부터 1 사이의 값으로 표현되는데 높을수록 연관도가 높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개혁을 언급할 때 연금, 노동, 교육 순으로 자주 이야기했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이처럼 집권 초기 3대 개혁에 방점을 찍었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실현할 의지를 보였는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3대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3대 개혁 관련 정부 입법은 거의 없다”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정책 기반의 통치를 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민생의 어려움, 목소리를 듣고 정부 부처, 국무위원들이 최선을 다해 포퓰리즘이 아닌 민간 중심의 대책을 내는 정책을 펴달라

- 윤석열 대통령 2년간 메시지 중 ‘정책’ 상위 연관어를 이어 붙인 가상의 문장

이런 비판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등장한 ‘정책’이라는 단어의 연관어 분석에 적용될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년간 어떤 정책에 집중했고, 어떤 방식으로 추진했는지를 뜯어보기 위해서였다. 윤 대통령 메시지에서 정책과 연관된 상위 15개 연관어는 민생, 보고, 목소리, 정부, 어려움, 부처, 국정, 대책, 민간, 중심, 국무위원, 방향, 포퓰리즘, 각오, 최선 순이었다. 구체적인 정책의 대상이나 분야를 특정한 경우보다 정책을 추진할 주체나 자세 등을 강조한 경우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민생의 어려움, 목소리를 듣고 정부 부처, 국무위원들이 최선을 다해 포퓰리즘이 아닌 민간 중심의 대책을 내는 정책을 펴달라’는 형태의 메시지를 많이 전달했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정책의 대상이 특정된 경우는 연관도 상위 26번째인 부동산과 27번째인 지원금 정도였다.

이는 정책에 관해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단어를 썼던 전임 대통령들과 대비된다. 이 전 대통령은 정책의 주요 연관어로 경제회복, 회복, 공조, 재정, 세심하다, 추진하다, 규제개혁 등이 추출됐다. 박 전 대통령은 펀드, 전환하다, 재정, 지원, 투명하다, (정부)조직법, 자금, 뒷받침하다, 창업, 조성 등이었고, 문 전 대통령은 추진하다, 신남방, 중심, 북방, 동방정책, 경제, 정부, 사람, 성장, 일자리 등이었다.

윤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보다 적게 쓴 단어도 찾아봤더니 ‘환경’(158회·0.780‰)이 눈에 띄었다. 같은 기간 이 전 대통령은 환경을 304회(1.813‰) 사용했고, 박 전 대통령은 150회(1.862‰), 문 전 대통령은 205회(0.889‰)였다.

윤 대통령 메시지에선 ‘여성’(53회·0.780‰)과 ‘장애인’(20회·0.099‰)이란 단어도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적었다. 같은 기간 이 전 대통령 메시지엔 여성이 112회(0.668‰), 장애인 55회(0.328‰) 등장했고, 박 전 대통령은 여성 163회(2.023‰), 장애인 3회(0.037‰), 문 전 대통령은 여성 132회(0.572‰), 장애인 82회(0.355‰)였다. 윤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단어를 어떤 맥락에서 자주 썼는지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여성을 주로 가정, 유학, 문화, 분열, 지속가능, 혼란, 책임감 등의 단어와 연관해서 썼다. 젠더 갈등 맥락에서 자주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말을 분위기, 약자, 선진화, 공헌, 아이, 안심, 걱정, 출산 등 약자 또는 일자리 등 여러 측면에서 자주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발휘하다, 육아, 단절, 경력, 일, 최선, 역량, 출산 등 일자리와 관련해 여성을 자주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취약, 취약계층, 차별, 계층, 성평등, 침해, 갈수록, 불리, 폭력 등 약자, 젠더의 맥락에서 주로 사용했다.

윤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단어 중 특이한 사례는 ‘또’이다. 윤 대통령은 ‘또’를 ‘대한민국’(951회)이나 ‘산업’(942회)보다 많은 964회 사용했다. ‘또한’도 202회 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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