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책상에 ‘The buck stops here’ 명패 놓고 기자회견 시작

유설희 기자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집무실 책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적힌 명패를 놓고 모두발언을 했다. 기자회견은 총 72분간 진행됐고, 20명의 기자가 질문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 질책 여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는지 여부 등 예민한 질문에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은 모두발언과 출입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오전 10시에 시작돼 오전 11시38분에 종료됐다.

윤 대통령은 먼저 2층 집무실 책상에 앉아 모두발언을 했다. 책상에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적힌 명패가 놓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윤 대통령에 선물한 것이다. 4900여자의 모두발언은 21분간 이어졌다.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국민’(26회), ‘민생’(14회), ‘경제’(15회), ‘성장’(10회) 등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전 10시25분쯤 1층 브리핑룸에 입장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했다. 대통령이 입장하자 기자들과 참모진은 기립했다. 일부 기자들은 손뼉을 쳤다. 윤 대통령은 질문을 받기에 앞서 “자주 만나니까 좋지요”라며 “오랜만에 하는 거니까 오늘은 질문 충분히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질의응답에는 국내·해외 언론사를 포함해 총 145개사가 참석했다. 공간 제한으로 매체당 1명 기자가 입장했다.

사회를 맡은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네 가지 분야별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손 드는 기자를 대변인이 지목하면 그 기자가 질문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치 현안과 관련해 총선 패배 원인, 국정기조 전환 여부,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김 여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야당과의 협치 방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사퇴를 요구했는지 여부, 차기 총리 인선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외교안보 질문권은 외신기자들에게만 주어졌다. 한·미관계,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여부, 대일관계, 대러관계 질문이 나왔다. 경제 현안에서는 경제매체 기자들이 질문권을 얻어 반도체, 연금개혁, 물가 대책 등을 물었다. 사회 현안에서는 국토균형발전, 저출생 대책, 의대증원 관련 질문이 나왔다. 추가 질의 시간을 배정해 두 개 질문을 더 받았다. 윤 대통령은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민감한 질문에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관련 ‘대통령실 외압 의혹과 국방부 수사 결과에 대해서 질책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는 질의에는 “순직한 사고 소식을 듣고 저도 국방장관에게 좀 질책을 했다”고 말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질책을 했는지 물었는데 순직 사건 자체에 대해 국방부 장관을 질책했다는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전 참모를 통해 한동훈 전 위원장에 사퇴를 요구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좀 오해가 있었다”고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방향에 대한 질의에는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다른 나라의 대선 결과를 가정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총 72분간 진행됐고, 총 20명의 기자가 질문했다. 34분간 진행된 취임 100일 회견에 비해 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정치현안 질문 시간이 26분에 불과해 김 여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까닭에 초반에 달아올랐던 기자회견이 정치현안 질문이 끝난 뒤에 맥이 빠졌다고 평가하는 기자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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