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앞두고 존재감 키우는 조국혁신당…민주당 고심 커지나

박용하 기자

강성 당원 “조국당 간다”…선명성 비교 땐 지지층 이탈 우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당원 게시판은 전날 열린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항의하는 강성 당원들의 글로 도배됐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추미애 당선인을 떨어뜨린 민주당 당선인들을 비난하며, 탈당해 조국혁신당으로 가겠다고 했다. 일부는 탈당 신청서를 인증하기도 했다.

당을 바꾸겠다는 말은 빈말만은 아니었다. 19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의장 선거 이후 실제 탈당 신청이 각 시도당에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당은 탈당 승인을 하루나 이틀 동안 대기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흥분한 당원들이 평정심을 되찾으면 탈당을 재고해 볼 것이란 기대였다.

당에서는 22대 국회가 개원한 뒤에도 비슷한 풍경이 이어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여 공세나 정책 선명성에 있어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비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나 검찰개혁 추진에 있어 민주당보다 급진적인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확보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향후 특정 사안에 조국혁신당보다 온건한 목소리를 내면, 강성 당원들이 또 불만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가 열리기 이전부터 주요 사안에 조국혁신당의 입장을 참고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있었던 검사증원안 거부가 대표적이다. 이 법은 향후 5년간 검사를 총 206명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법안소위서 공판검사 충원을 이유로 이 안건을 통과시켰으나, ‘실수가 있었다’며 약 일주일 뒤 입장을 바꿨다. 이 기간 사이에 조국혁신당에서는 “검찰개혁에 역행할 수 있다”며 일부 당선인이 논평을 내는 등 반발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미묘한 관계를 이어왔다. 양당은 지난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라는 분할투표 흐름을 만들어 냈고 조국혁신당은 강성 지지층, 민주당은 넓은 외연의 지지층에게 소구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내에서는 ‘몰빵론’을 띄우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끊이지 않았다.

22대 국회에서도 미묘한 관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이 선명성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높일 경우, 민주당의 고심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응하는 차원에서 따라가면 지지층 외연이 좁아지고, 조국혁신당보다 온건한 입장을 선택하면 강성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관계자는 “덩치가 큰 민주당이 조국당처럼 빠르고 신속히 움직일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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