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윤 대통령 국면 전환용 아니냐”

박하얀 기자
정부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의 도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 중인 가운데 3일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조태형 기자

정부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의 도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 중인 가운데 3일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조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9일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로 규정하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정치적 위기 국면 전환에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함께 표명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참으로 저열한 방식의 북한 오물 풍선 도발은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곧바로 확성기 설치와 방송 재개를 천명한 정부의 대응이 현명한 것인지는 의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9·19 남북군사합의가 효력 정지되고 남북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 상황에서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이날 개최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언급하며 “정작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걱정과 우려는 단 한마디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정부가 전단 살포 행위를 방치했다고 지적하면서 “헌재의 결정에 따르더라도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전단 살포 행위를 제지했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강경 조치가 ‘국면 전환용’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이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회피하고 모면하기 위해 북의 도발을 국면 전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재차 대북 전단 살포를 정부가 제지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일각에선 (정부가 긴장을) 조장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장 출신 박지원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종이, 쌀, 달러 보내고 오물로 되받고 있다”며 “의대 증원도, 국회도, 남북 관계도 강대강 천국, 강대강 대통령이다. 이렇게 가면 나라도, 평화도 없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대북 확성기 방송 시행은 유감이지만, 동시에 대화의 여지를 남겨야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막을 명분과 실리를 확보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공식·비공식 접촉과 외교적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대강은 공멸”이라며 “아무리 강대강이라도 출구를 마련하는 것이 지도자”라고 했다.

국방부 대변인을 지낸 부승찬 의원은 SNS에 최근 정부의 대응에 따른 북한 측 반응을 나열하며 “설마 천공이 하달한 통일 시나리오는 아니겠지”라고 적었다. 부 의원은 군의 대북 확성기 재가동 이후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출구 없는 치킨게임으로 상황 악화, 계엄령 선포, 천공이 예언한 2025년 한반도 통일?”이라고 했다.

배수진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과연 오물 풍선을 대북 확성기나 비난만으로 막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배 대변인은 “날아오는 오물 풍선을 어떻게 처리하고 제거할지, 애초에 날아오지 않도록 할 방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대북 확성기가 만능인 양 하는 꼴에 한숨이 난다”며 “격노만 할 줄 알지, 대화와 협상은 뒷전인 정부를 국민은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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