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저출생 대책 놓고서도 협치 없이 대립만

박용하·박하얀 기자

야 “현장 목소리 없다” 비난

정부, 야당과 협력 언급 없어

국회 밖 민생 문제도 기싸움

여야가 연일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저출생 문제와 같은 민생 분야에서도 협치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야당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거절했고, 민주당은 정부 대책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날카로운 비판을 내놨다. 이견이 적은 저출생 대응을 두고도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꼴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 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 의장은 “이번 대책은 (저출생 추세에 대한) 반전이라 평가하기에는 한참 미달한다”며 “대부분 과거에 내놓은 대책들을 재탕, 삼탕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전날 연 1회 2주 단위의 단기 육아휴직 도입, 아빠 출산휴가 기간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을 투입하고, 위원회 회의를 ‘인구 비상대책회의’로 전환해 매월 개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진 의장은 이번 대책이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주 단기 육아휴직 방안의 경우, (휴직자의) 근무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환경에서 쉽게 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도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원인) 진단부터 얼치기니까 처방이 제대로 나올 리 만무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이 같은 반응에는 협치 제안을 무시한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저출생 대응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크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여·야·정 협의기구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각종 특별검사법 추진 등으로 여야의 갈등이 심화됐으나, 민생 분야만큼은 협치에 나서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부의 저출생 대책에는 야당과의 협력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협의체 구성 방안은 있었으나 야당을 제외한 경제·금융·종교·언론계, 지방교육청 등만 주체로 거론됐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해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효과적인 저출생 대책을 만들어 가려면 여야 간의 대화 창구가 정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봤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결혼·출산 지원금’과 ‘출생 기본소득’, ‘우리아이 보듬주택’ 등 당이 최근 내놓은 3가지의 저출생 대책 패키지를 정부·여당이 진지하게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민생 대책에서도 여야가 각자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상황이라 당분간 협치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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