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던진 ‘자체 특검’…받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대통령실

박순봉 기자

‘전대 불개입’ 윤 대통령
한동훈 당대표 선출 경우
특검법 강제 수용 가능성

영향력 행사 땐 당 균열
8명 이탈 현실화될 수도

대통령실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던진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자체 발의 추진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공언대로 전당대회 ‘불개입’ 원칙을 유지하면 한 전 위원장 선출에 이어 특검법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검법을 피하려 영향력을 행사하면 당 균열이 가속화해 재의요구권(거부권) 무력화 조건인 ‘여당 8명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수사 결과를 보고) 만약에 국민들께서 이것은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라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을 하겠다”고 말한 그대로라는 취지다.

한 전 위원장의 ‘한동훈표’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은 ‘선 수사, 후 특검’이라는 윤 대통령 입장과 다르다. 이는 여러 지점에서 시련이 될 수 있다. 우선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면 원치 않는 채 상병 특검법을 강제로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한 전 위원장이 내놓을 채 상병 특검법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수용하면 의석 구조상 대통령실은 특검을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당정 관계가 재편되고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의 자체 특검법을 야당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내놓은 법안이 있고, 그걸 받으면 되는데 굳이 새로 하겠다는 건 민주당 안을 막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내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내 노선 투쟁에 따른 균열도 여당 의원 ‘108명’의 단일대오를 지켜야 하는 용산 입장에선 부담이다.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불개입을 선언한 배경에는 어느 후보도 서운하게 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른 후보들이 반감을 가질 경우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되는 ‘여당 8명 이탈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이미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다른 당권 후보들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한동훈 특검’부터 받으라고 반격에 나섰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균열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대통령실이 이전처럼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어려워 ‘제어장치’도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전당대회로 내부 갈등이 심해지면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에 친윤석열, 비윤석열이 더 뚜렷하게 갈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용산이 감당해야 할 문제 아니냐”며 “총선은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으로 망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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