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보낸 김건희 여사 ‘책임’ 사라지고…남은 건 ‘감히’뿐

유설희 기자

명품가방 수수엔 반성 없고

수직적 당정 현실만 드러내

사적 연락 적절한지도 논란

<b>‘공정 경선’ 서약한 여당 당권 후보들</b>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공정 경선’ 서약한 여당 당권 후보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한동훈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를 무시했다는 논란을 두고 후보 간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7일 당 안팎에서 후보들이 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채 엉뚱한 논쟁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여사의 당대표에 대한 직접 연락과 선거전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개인 문자 공개 문제를 외면한 채 대통령을 향한 충성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수직적 당정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의 단면이란 해석이 나온다.

논란은 김 여사가 지난 1월 한 후보에게 명품가방 수수 문제와 관련해 보낸 문자가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김 여사가 사과 의사를 밝힌 문자를 5차례 보내고 전화도 했지만 답이 없었다는 사실도 공개되면서 이른바 ‘읽씹’(문자를 읽었지만 답하지 않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 후보는 김 여사와 사적으로 소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원희룡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의 관계가 파탄 난 것 아니냐고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이 핵심을 비껴간 채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이 명품가방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속적으로 나왔다. 한 후보가 문자를 외면해 김 여사가 사과하지 않았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6일 CBS에 출연해 “영부인이 사과할 생각이 있었다면 하면 되지 왜 한 위원장 허락을 받느냐”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김 여사가 사과하지 않은 데 대한 반성적 질문은 사라지고 ‘당대표가 감히 영부인 문자를 읽씹할 수 있느냐’는 식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여전히 수직적인 당정관계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어떻게 왕한테 욕하냐, 왕비한테 이럴 수 있냐는 얘기가 먹힐 것이라는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배신자 논쟁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치를 대통령을 향한 충성 행위로 보는 시각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김 여사 개인 문자 내용이 선거 국면에서 공개되며 김 여사가 사실상 선거전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친윤계 의원들도 김 여사 허락 없이 개인 문자를 공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만약 특정 후보 측에서 김 여사 동의 없이 문자 내용을 밝히고 선거전에 활용하고 있다면 당 차원에서 보다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대통령 배우자가 여당 대표에게 직접 연락한 것부터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정개입, 국정농단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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