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 15광복절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자 9일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재명 일극 체제에 균열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가 민주당의 이른바 1극 체제라고 표현되듯이 혼자 거의 1인 독재 정당처럼 비춰왔다”며 “거기에 불만이 있는 분들도 많이 있을 텐데 구심점이 없어서 숨죽이고 있었을 분들은 또 새로운 대안으로 만들어서 뭉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의원들 접촉해 보면 지금 숨소리 못 내고는 있지만 불만 있는 분들은 많다”며 “이게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당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어찌 됐든 무슨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전부 친명(친이재명계)로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물개 박수 치는 분들 중에도 기회가 오면 돌아설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경수 지사라고 하면 사실은 친노(친노무현계)의 적장자, 친노-친문(친문재인계)에 이어지는 민주당의 말하자면 가장 적장자로서 적통성이 있는 사람으로서 인정받는 사람”이라며 “그런데 이재명 전 대표가 민주당 내의 적장자로서의 포지션을 본인이 계속 못 차지하고 있다가 최근에 친명 체제가 강화되면서 이제 본인이 일극이 되어버린 건데 갑자기 이렇게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에)김경수라는 대안이 생겼다”며 “김경수 지사가 경쟁자가 아니라는 건 그건 김경수 지사가 피선거권이 없을 때 얘기고 피선거권이 생기면 일극체제에 변화가 생긴다”고 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강성 친명계를 제외하면 다수의 야권 정치인들이 김경수 전 지사 복권을 환영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도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은 야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강성팬덤 위주의 일극체제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할 수 없다”며 “주식에서도 분산투자로 위기를 대비하는 것처럼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더 다양한 주자들이 목소리를 내며 정치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복권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대한 당의 입장은 정해진바 없다”며 “정부에서 검토중인 만큼 당은 신중히 상황을 주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복권이 된다면 여야 협치의 중요한 계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 복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SNS에서 “민주주의 꽃인 선거 파괴한 드루킹 그 분?”이라며 “반성은커녕 ‘진실은 법정밖에 있다’고 했던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