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해진 채 상병 특검법 내놓은 민주당…한동훈 압박 본격화

박찬대 “최소한의 시늉조차 하지 않아” 비판

특검법 협상력 높이고 당정 갈등 야기 노림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에 추가하는 등 더 강력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내놓은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대안을 제시할 차례”라며 본격적인 압박에 들어갔다. ‘제3자 특검법’ 필요성을 언급해온 한 대표를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의 부름을 받은 자식을 헛되이 잃은 유족 아픔에, 그리고 국민 분노에 우리는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제 한 대표와 국민의힘이 응답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를 국민에게 공언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후속 움직임은 감감무소식”이라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시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가, 아니면 아직도 용산 눈치를 보는 것인가”라며 “제3자 추천이든 다른 대안이든, 자신이 생각하는 ‘한동훈표 특검법’을 즉시 발의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이언주 의원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한 대표가) 뭐라도 법안을 낸 다음에 이야기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대표라면 책임지는 법안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수사 대상에 추가한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특검법엔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 등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전보다 더 강력해진 특검법을 발의한 민주당은 한 대표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특검법을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겠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를 수사 대상에 올린 특검법에 대해 한 대표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실은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한 대표가 협상에 응하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