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더 성찰하는 시간 보낼 것”
김동연 “복권 둘러싼 셈법 멈춰야”
현재 독일 체류 중…연말 귀국할 듯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복권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전 지사는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복권 재가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저의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라며 “복권을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다”고 했다.
2019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복역한 김 전 지사는 2022년 12월 ‘복권 없는 사면’을 받았다. 공직선거법과 형실효법에 따라 2027년 12월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이번 복권으로 피선거권 제한이 풀리게 됐다. 김 전 지사는 현재 유학차 독일에 체류 중이며, 올해 연말쯤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자신의 SNS에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앞으로 더 큰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10일 전당대회 경기 순회 경선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제가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요청한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을 환영한다”며 “더 단단하고 더 깊어진 김 전 지사의 역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할 복권인데 대통령이 늦게나마 당 내외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정한 점을 평가한다”며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둘러싼 여의도의 정치 셈법들도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따른 당내 역학관계 변화에 대해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다만 장기적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통화에서 “친문재인, 비이재명 이런 계파를 떠나서 김 전 지사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성이 있는 만큼 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 반면 한 친명계 의원은 김 전 지사의 영향력을 묻자 “대세에 지장이 없는 정도”라고 잘라 말했다.
일각에선 김 전 지사 복권이 야권의 분열을 노리는 한편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국정농단 사범의 사면을 가리기 위한 대통령실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참으로 거시기한 정부다. 김경수 복권으로 애드벌룬 띄우고 조윤선·안종범·원세훈·현기환 등 MB·박근혜 국정농단세력 풀어주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꼼수”라고 썼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가 억울한 면이 있어 복권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당에선 이를 야권 분열용으로 시기에 맞춰서 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