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친일 매국’ ‘일본 극우단체 수장’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거세게 비판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친일 매국 정권이라는 국민의 성난 목소리에 아예 귀를 닫은 모양”이라며 “내재된 친일 DNA를 숨길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광복절 경축사가 이 지경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일제’ 또는 ‘일본’이라는 표현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며 “독립과 광복 과정을 기술한 내용이 전무하고, 통일 얘기를 시작하면서 ‘일제의 패망’이라고 딱 한 번 쓰고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대단한 통일 메시지를 내놓을 것처럼 연기를 피웠지만 실체는 정말 연기처럼 공허했다”며 “통일이 아니라 북한 해방 선언이고, 대화 제의가 아니라 싸우자는 선전포고로 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 ‘흡수 통일’을 주장하는 것은 한 줌 극우 세력 규합용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친일 인사 참사’ 논란도 끝내 외면했다”며 “갈등의 진원지로 대다수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하는데도 ‘선동과 날조’ 탓으로 돌렸다. 한심하고,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대통령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국주의 침탈과 위안부, 강제징용, 독립투사들에 대한 위로, 일본에 대한 사과 요구는 단 한 줄도 없었다”며 “윤 대통령 경축사에 일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일본은 더는 수탈과 인권 유린 등 강점기 잘못을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를 준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자기 딴에는 ‘대북 독트린’이라고 해놨던데 어처구니없는 말만 가득하다”면서 “대북 확성기를 더 크게 틀겠다는 선언이고, 대북 전단을 막기는커녕 부추기는 발표”라고 평가했다. 또 “경축사에 야당과 시민사회에 대한 적의만 가득하다”면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 흉기,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 검은 선동세력’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게 대한민국 대통령 독트린인가. 아니면 조선총독부 총독의 ‘공산당을 물리치자’ 성명서인가. 그도 아니면 일본 극우단체 수장의 입장문인가”라며 “이쯤 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뉴라이트, 친일파 숙주가 아니라 몸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7당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 주관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번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며 “경축사에 대한 소감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별세계에 사는 대통령’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축사가 아니라 ‘분열사’였다”며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반쪽 대통령’이라고 세상에 천명했다”고 주장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SNS에 올린 글에서 “피로 써온 민족의 역사를 지우고, 그 자리에 친일 반민족 극우 논리를 채우겠다는 윤 대통령과 그 주변 세력의 준동을 우리 국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세력은 ‘이승만 부활’을 꿈꾸겠지만, 그 결과는 이승만 정권의 비참한 말로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미래는 논평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을 편 가르고, 국민을 현혹하려는 의도로 가득 찬 내용이었다”고 지적했고, 사회민주당은 “우리 국민은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친일매국행위에 격노한다”고 밝혔다.